배달 아르바이트 하며 겪은 웃픈 에피소드
배달 아르바이트 하던 중에 어느 날, 진짜 웃프게 터진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날따라 날씨도 덥고, 주문도 무진장 많아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어느새 저녁 시간대라 주문이 쉴 새 없이 들어오는데, 마지막 배달지가 웬걸, 꽤 먼 아파트 단지였다.
사실 평소에는 배달 경로를 대충 외워서 가볍게 다니는데, 그날따라 네비가 자꾸 이상한 길을 안내했다. 결국 헷갈려서 엉뚱한 동으로 들어가 버린 거다. 한참을 빙글빙글 돌다 보니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는 상황. 손님한테 전화했더니 거기 맞단다. 아... 진짜 미로 같다 싶었다.
그렇게 겨우 도착했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있어서 무려 5층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배달 가방에 무거운 음식들 들고 땀은 비오듯 흘리고, 숨은 턱까지 차올라서 진짜 체력 바닥났다. 이때만큼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손님이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시더라.
문을 열어주신 할머니가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젊은 아가씨 고생 많구나, 이거 맛있게 먹어라" 하시면서 음료수 한 병을 건네주셨다. 갑작스러운 친절에 감동받으면서도, 땀을 닦으며 감사 인사하느라 혼났다.
그리고 바로 내려가는 길, 다시 엘리베이터 고장 난 게 생각나서 또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내려오다 보니 갑자기 문득, 그전 동네에서 들었던 배달원들의 '계단 왕복은 샌드위치 운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그 말이 그렇게 딱 들어맞을 줄이야.
근데 그 와중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계단 내려가던 중에 갑자기 내 신발 끈이 풀려서, 그만 넘어질 뻔한 거다. 다행히 벽 잡고 균형 잡았는데, 순간 멈칫하면서 주변 지나가던 사람들 눈빛이 다 내 쪽으로 쏠렸다. 그 표정이 바로 '저 사람 또 넘어지나보다'하는 웃픈 눈빛이었다.
신발 끈을 꽉 묶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아... 오늘 진짜 내 발도장 찍는 날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가방 들고 계단 왕복하고, 헷갈린 길에, 넘어질 뻔한 상황까지. 배달 알바의 현실을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내가 배달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기분이 묘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한 사람의 점심 혹은 저녁 시간을 책임졌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배달 갔을 때는, 그 할머니가 또 내가 온 걸 기억해주시고 빵 하나를 따로 챙겨주셨다. 그때 느낀 건 작은 친절이 이렇게 큰 힘이 된다는 거였다.
사실 이 에피소드 뒤에도 숨겨진 배달 알바의 고충은 한둘이 아니지만, 그날처럼 예상치 못한 웃음과 감동이 섞인 순간들이 있어서 또다시 일어나게 된다. 배달하며 겪는 이런 일들도 나중엔 다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배달 아르바이트 하며 겪은 웃픈 에피소드는 이렇게 나의 몸은 고달팠지만 마음은 괜찮았던 날로 기억된다. 그리고 가끔은 '이 고생도 결국 웃긴 이야기거리로 남는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 역시 인생은 배달과 비슷하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위해 달리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