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현장에서 의외로 친절했던 판매자
며칠 전 중고거래 앱에서 눈여겨본 아이템이 있어서 바로 판매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이거 아직 판매 중인가요?" 딱 이렇게 간단히. 그리고 답장이 딱. "네, 아직 있습니다." 빠른 응답에 기분이 좋았다.
판매자는 약속대로 다음 날 오후에 만날 장소와 시간을 알려줬다. 동네 카페 근처라 무난했고,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근데 이게 웬걸? 내가 도착하니 판매자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은 조금 늦는 경우가 많잖나? 그런데 이분은 시간이 정확해서 의외로 신뢰가 갔다.
물건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깨끗했다. 판매자는 "직접 써본 물건이라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 드릴게요"라고 하더니 제품 상태를 차근차근 알려줬다. 고장 난 데는 없는지, 사용하는 데 주의할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이야기해주는 모습에서 진짜 신경 써서 판매하는구나 하는 인상이 들었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중고거래 하면 대체로 가격 딜이 좀 있는데, 이 판매자는 바로 가격 인하 제안을 해왔다. "가격 좀 낮춰 드릴게요, 거래가 빨리 됐으면 해서요." 보통은 자기가 정한 가격에 집착해서 폰만 올리는데 이분은 내가 부담 덜 하도록 배려하는 느낌이었다.
거래를 마치고 나서도 판매자는 "사용하다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라며 연락처까지 주었다. 어쩌다 보니 중고거래 현장에서 판매자 연락처를 받다니, 생각보다 친절한 상황에 좀 놀랐다. 평소에는 이런 경험 별로 없었는데 말이다.
덕분에 거래 자체가 편하고 기분 좋았다. 보통 중고거래 하다 보면 '혹시 사기 아닌가', '물건 상태가 정말 괜찮을까' 걱정부터 앞서는데, 이 판매자는 그런 고민을 상당 부분 덜어줬다. 그래서인지 나도 덩달아 편안한 마음으로 거래를 끝낼 수 있었다.
판매자와 헤어지면서 문득 생각했다. 의외로 중고거래에서도 이렇게 사람이 정직하고 친절할 수 있구나.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중고거래할 때 조금 더 믿고 맡겨 봐도 되겠다 싶었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 한 번 웃음이 났다. 평소엔 중고거래하면서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하는 불안감으로 거래했는데, 이젠 그냥 사람 사는 세상 다 있구나 싶어서 그랬다. 어쩌면 이런 판매자 덕분에 중고거래 문화가 조용히 조금씩 좋아지는 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
아무튼 오늘도 중고거래 앱에 들어가서 다시 신중하게 물건들을 둘러본다. 누군가 내게도 이런 친절을 베풀어 줄까 궁금해하면서. 그리고 살짝 기대도 하면서.
...근데 다음에 만난 판매자가 또 친절하면, 이젠 중고거래가 그냥 동네 인심 나누기 대회 되는 거 아냐? 조금 기대돼서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