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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채팅에 내 대화가 복사되어 덧붙어 있더라

2026-07-02 00:29:16 조회 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 채팅에 내 대화가 복사되어 덧붙어 있더라. 처음엔 그냥 이상한 오해인 줄 알았는데, 상대가 계속 같은 문장 톤으로 이어가니까 소름이 확 올라왔어. 물건은 전동드릴이었고, 나는 판매글 올린 사람한테 “오늘 저녁에 송금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본 상태였거든. 채팅창을 닫았다가 다음 날 다시 들어가려는 순간, 내 문장 다음 줄부터 낯선 내용이 붙어 있었어.

상대가 “네 오늘 저녁에 가능해요. 대신 택배는 내일 오전에 발송됩니다. 주소 알려주세요”라고 답했어야 정상인데, 그 아래에 내 말투가 그대로 붙어 있었거든. “주소는 OOO로 부탁드려요. 그리고 거래 후 영수증 사진도 가능할까요?” 같은 문장이었는데, 이건 내가 한 번도 보낸 적 없는 문장이었어. 게다가 철자나 이모티콘까지 내가 쓰는 방식이랑 비슷하게 맞춰져 있어서 더 기분이 이상했지.

나는 순간적으로 상대가 스크린샷을 보고 그대로 따라 친 건가 싶었어. 그래서 채팅에 “혹시 방금 제 대화 복사해 붙이신 거예요?”라고 물어봤는데, 상대는 “아뇨? 무슨 말씀이세요” 이 한 줄만 보냈어. 보통이면 “아 네? 착각하신 것 같아요” 같은 식으로 부드럽게 넘어갈 텐데, 그 답장은 너무 짧고 딱딱했어. 그리고 이어서 다시 내 문장과 똑같은 리듬으로 “그럼 주소만 주시면 됩니다”라고 쓰더라.

그때부터 이상한 점이 연달아 보였어. 내 대화는 원래 내가 보낸 뒤에 상대가 답하고, 또 내가 확인하는 식으로 흐르잖아. 근데 그 복사돼 덧붙은 부분은 내가 보낸 것처럼 ‘나’ 말풍선으로 표시돼 있었어. 즉, 상대가 말풍선을 임의로 바꿔 끼운 게 아니라, 채팅 기록 자체가 뭔가 섞인 것처럼 보였지. 나는 로그가 꼬인 건가 싶어서 몇 번이고 새로고침을 했는데, 계속 같은 모양이었어.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제가 방금 전송한 건 ‘송금 가능 여부’만 물어본 건데, 왜 영수증 사진을 요청했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다시 적었어. 그러자 상대는 “거래는 원활히 하려는 거라서요”라고 답했고, 그 다음 줄은 또 내 말투로 이어졌어. “원활히 하려면 확인도 해야죠. 문제 없으시면 처리해 주세요.” 이 문장도 내가 평소에 쓰는 표현이랑 똑같았고, 문장 길이까지 비슷했어.

그 뒤로부터는 상대가 이상한 방식으로 몰아붙였어. “지금 바로 송금하실 분만 드릴게요”라며 시간 제한을 걸고, 주소를 빨리 보내라고 했거든. 나는 “저는 아직 시간 확인 중이라서요”라고 했는데, 상대는 내 답이 오기 전 내용부터 이미 다음 단계 진행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어. 채팅창은 계속 밀려나듯 이어졌고, 중간에 내가 보낸 적 없는 문장이 끼어 있으니까, 마치 누군가가 내 손을 대신해서 대화하는 느낌이 들더라.

결국 나는 거래를 중단했어. “이건 정정이 필요해서요. 기록에 제 대화가 복사된 것 같아요. 확인 안 되면 거래 안 할게요”라고 쓰자, 상대는 갑자기 말을 바꿔서 “그럼 사기꾼 취급하실 거예요?”라고 역으로 몰아붙였어. 그리고 아주 짧게 “신고하세요”라는 문장을 던졌지. 그 태도는 내가 겪어본 다른 판매자들과 달랐어. 보통은 꺼려도 최소한 사과를 하거나 설명을 하잖아. 근데 상대는 설명보다 방어에만 집중했어.

나는 플랫폼 내 신고 버튼을 눌렀고, 동시에 채팅 캡처를 저장했어. 그런데 캡처한 걸 보니까 더 이상했어. 복사되어 붙은 문장들이 ‘내가 보낸 메시지’로 표시돼 있었고, 시간도 내가 원래 보낸 시간대랑 비슷하게 찍혀 있었거든. 내가 어젯밤에 채팅을 닫아놓은 시간과 거의 겹치는데, 그 사이에 내가 뭘 더 보냈던 기억은 없었어. 그리고 신고 후에 상대 채팅방이 조용해졌는데, 그 조용함이 더 무섭더라. 마치 누군가가 “이제 됐다” 하고 끊은 느낌.

며칠 뒤에 같은 카테고리 물건으로 비슷한 글이 올라왔고, 거기서도 똑같은 톤으로 사람들을 재촉하더라고. 나는 그냥 넘어가려다가도, 혹시 내 계정이나 기기에서 뭔가가 섞였던 건지 계속 생각이 들었어. 중고거래는 워낙 사소한 텍스트로 신뢰가 쌓이잖아. 근데 그 신뢰가 내 말투로 조립된 문장 때문에 흔들리면, 너도 쉽게 무너질 것 같더라. 나는 그날 이후로 로그아웃을 다시 하고, 단말기 보안도 확인했지만, 아직도 한 가지가 남아 있어—누가 내 대화를 복사해서 ‘나인 것처럼’ 보이게 했는지, 그리고 왜 하필 대화의 흐름을 내 타이밍에 맞춰 넣었는지.

가끔 생각해. 내 손가락으로 친 적 없는 문장이 내 말풍선에 앉아 있을 때, 그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누군가가 “너는 여기까지 말할 사람이야”라고 미리 정해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 다음엔 또 어디에, 어떤 문장이 내 이름으로 붙을까. 그 질문이 자꾸 뒤통수를 때려서 아직도 채팅창 열기가 조심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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