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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곰팡이와의 전쟁 기록

2026-04-02 20:41:16 조회 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자취방 곰팡이와의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다. 문득 욕실 거울 옆 틈새를 보니 까만 점들이 슬금슬금 번져가고 있었다. '음... 이거 그냥 지나치면 안 되겠는데?' 싶어 바로 전쟁 선포를 했다.

일단 곰팡이가 자랄 만한 환경부터 진단했다. 환기? 당연히 귀찮아서 자주 안 했음. 습기? 샤워할 때마다 김이 자욱했고, 창문은 거의 닫혀 있었고. 그리고 청소? 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가 전부였다. 이래서 곰팡이가 친구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공격은 박멸용 스프레이 구입이었다. 마트에서 ‘곰팡이 싹 제거!’ 라고 적힌 걸 뽑아들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뿌리고 닦는데 곰팡이 색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아서 '이거면 되겠네'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놈의 곰팡이는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포기하면 안 된다. 그래서 2차 작전으로는 창문 열기 대작전이 시작됐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최소 10분 이상의 환기를 강제로 시켰는데, 문제는 그거 하면서 벌레들이 드나드는 게 느껴졌다. '이거냐, 저거냐' 선택의 기로였다.

그 다음엔 가습기 문제도 고쳤다. 겨울철이라 난방기를 많이 쓰다 보니 방이 건조할까 싶어 가습기를 쓰긴 했는데,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서 오히려 곰팡이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었다. 솔직히 이거 깨닫고 좀 멘붕 왔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에 올라온 DIY 곰팡이 제거법까지 섭렵했다. 식초, 베이킹소다, 아니면 뜨거운 물과 설탕 희석해서 뿌리는 레시피까지 다양하게 시도했다. 근데 막상 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리고 손도 많이 가서 자취생 귀차니즘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친구가 준 곰팡이 제거제도 써보고, 청소용 브러시도 바꿔보았다. 아, 브러시 굵기가 곰팡이 군데군데 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진짜 중요한 팁 하나 배웠다. 곰팡이랑 싸울 땐 눈에 안 보이는 구석구석을 더 잘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결국 한 달쯤 지나고 나니 곰팡이 상태가 확실히 줄었다.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이제는 곰팡이 보자마자 도망가게 만들 정도의 수준이 됐다. '야, 이 정도면 내가 이겼지?' 하며 스스로 토닥였다.

물론 아직도 그 자리에 곰팡이의 잔재가 가끔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제는 곰팡이와의 전쟁이 내 생활 습관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는 게 다행이다. 자취하면서 방송 틀고 좀 더 자주 환기하는 내 모습, 솔직히 조금 어색하다.

그래도 이 전쟁 한 판 덕분에 깨달았다. 곰팡이는 그냥 놔두면 우리 집 구석구석에서 몰래파티를 연다는 사실을. 자, 다음에는 어떤 전쟁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곰팡이와의 전쟁은 이렇게 조용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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