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대와의 첫 해외 배달 음식 시식기
“자, 이거 진짜 배달 왔어?” 연애 상대가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며 눈을 반짝였다. 우리가 예약한 건 첫 해외 배달 음식. 시국이 시국인지라 직접 가서 먹는 건 아직 부담스러워서, 대신 우리 동네에서 찾은 해외 음식점에서 배달 주문을 했다.
처음에 메뉴판 볼 때만 해도 설렜다. 낯선 이름들, 몰랐던 요리법, 그리고 어디서도 쉽게 먹어본 적 없는 생소한 조합들. 매번 한국식 치킨이나 피자, 떡볶이만 먹다가, 오늘은 진짜 ‘해외 맛집 탐방’이겠다 싶었거든. 그래서 둘 다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고, ‘이거 맛있겠다’는 눈빛 교환하며 주문 버튼을 눌렀다.
음식 도착 시간은 생각보다 조금 걸렸다. 배달 기사님도 긴장한 목소리로 “해외 음식 배달 처음이라 설렌다”는 말을 건네줬다. 우리도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그동안 이런 새로운 시도에 얼마나 목말랐는지 알 것 같았다. 드디어 도착한 박스를 열자마자 스며든 낯선 향기.
첫 번째로 집어 든 건 스파이시한 향신료 냄새가 진하게 나는 튀김 종류였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전혀 다른 텁텁하면서도 강렬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상대는 “어? 이거 좀 묘한데? 매콤하면서도 단맛도 있어”라며 조금 놀라워했다. 나도 ‘이게 진짜 해외 음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요리는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았다. 뭔가 한 입에 쏙 들어가면서 다양한 재료가 겹쳐진 롤 형태였다. 한 입 깨물어 보니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동시에 올라왔다. “와, 이거 진짜 맛있다!” 상대가 소리쳤다. 나도 순간 놀라서 “이런 맛인 줄 몰랐네” 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중간중간 서로의 표정을 훔쳐보며 킥킥웃기도 했다. 난생처음 먹는 음식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나는 약간 향신료가 강한 쪽이 더 좋았던 반면, 상대는 더 부드럽고 새콤한 맛에 빠졌다. 이런 미묘한 차이를 두고 깔깔거리며 “너 왜 그렇게 달콤한 거만 좋아해?” “아니, 넌 왜 이렇게 매운 거만 고집해?” 하며 웃음꽃이 피었다.
중요한 건, 음식 맛을 떠나서 이런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한다는 게 너무 즐거웠다. 평소에는 익숙한 메뉴만 시켜 먹었는데, 오늘 처음 시도한 해외 음식 덕분에 우리 둘 다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낯선 맛이 입 안에서 춤추는 것처럼, 대화도 더욱 활발해졌고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로 주문한 달콤한 과일 음료를 마시면서,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다음엔 또 뭐 먹어볼까?” 상대가 조용히 물었고, 나는 웃으며 “다음엔 우리가 직접 만들어볼까?”라고 대답했다. 이게 바로 연애의 묘미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그날 밤, 우리는 배달음식 하나로 작은 세계 여행을 완성했다. 그리고 꼭 한번 더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 낯선 맛들 속에서, 어쩌면 우리 둘의 이야기들도 조금씩 자라날 거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