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준 차 키로 벌어진 황당한 사건
아빠가 준 차 키로 차에 타자마자 난리가 벌어졌다. 평소 완전 조용한 우리 아빠가, 나에게 “이거 써봐” 하면서 듬직하게 건넨 그 키를 받고는 왠지 모를 설렘이 가득했다. 차가 새 차도 아니고, 옛날 모델이라 그리 화려하지 않은데 아빠가 준 거라 그런지 뭔가 특별해 보였다.
시동을 걸고 나서 차 안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 타던 차와는 달리 소리가 묘하게 커서 고장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빠가 뭘 좀 손봤다고 했다. “요즘 차는 조용해서 위험해서 그렇지, 이건 튜닝해서 소리 좀 키웠어” 하시는데 순간 심장이 쫄깃했다.
그 소리 때문에 길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바람에 민망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동네 친구들이 신기해해서 기분은 좋았다. 근데 문제가 시작된 건 바로 그다음이었다. 차가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스마트키 따윈 없고, 그냥 단순 키였는데 그 키가 좀 특별했다.
내가 차에서 내리고 다시 탈 때마다 문이 안 열리거나, 시동이 안 걸리곤 했다. 아빠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아, 그거 키가 좀 까다로워서 원래 그런 거야” 한다. 솔직히 반쯤 믿다 말았다. 키 하나에 이렇게 곤란해진 적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차 주차하고 들어가려는데 문이 갑자기 안 열려서 한참이나 당황했다. 옆에 있던 이웃 아주머니가 도와주시려고 하면서 “요즘 젊은 애들은 이런 차도 몰 줄 몰라서 안 되겠네” 하실 때 뭔가 미안하고 웃기기도 했다. 덕분에 내 차가 아니라 진짜 아빠 차 키 맞구나 싶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아빠가 차 키에 무슨 자물쇠 장치를 따로 만들어 뒀다는 거였다. 아빠가 “너 혹시 차 훔쳐 탈까 봐 미리 방지하려고 그랬다”면서 빙그레 웃으셨는데, 진짜 내 차키처럼 안 느껴져서 짜증 반 웃음 반이었다.
결국 아빠가 한 수 가르쳐준다며 키 작동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그 과정이 마치 고전 게임 공략 보는 느낌이었는데, “이 버튼 누르고, 3초 대기 후에 돌려” 이런 식이라서 평소에 자동차 다뤄본 사람 아니면 못 알아먹을 난해한 스킬이었다.
그래도 이런 코믹한 경험 덕분에 아빠랑 대화도 많이 하고, 예전엔 잘 몰랐던 차 이야기도 듣게 되어 나름 추억 만들었다는 게 다행이었다. 생각해보니 아빠가 준 그 키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사이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비밀 열쇠였던 셈이다.
마지막으로 그 키를 들고 집에 들어가면서 문득 생각했다. 다음번에 아빠한테 문자 보낼 때는 그냥 “그 차 키 아직 안 고장났어? 아니면 내가 고장냈어?”라고 슬쩍 물어볼까 한다. 아무튼 이 황당한 사건 덕분에 그냥 평범한 차키가 아니라 추억이 된 건 확실하다.
아빠가 준 차 키로 벌어진 황당한 사건,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이제는 웃으면서도 좀 조심하려고 한다. 그래도 다음엔 차 말고, 그냥 열쇠고리라도 주시면 안 될까 싶다. 진짜 그 키 하나 때문에 너무 머리 굴렸더니 벌써 머리카락에 흰 게 섞이는 것 같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