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랑 점심 배달 음식 취향 대결
직장 상사랑 점심 배달 음식 취향 대결이라는 게 있을 줄 몰랐다. 오늘 점심시간, 우리 팀은 프로젝트 때문에 다들 바빠서 사무실에서 배달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상사와 내가 선택한 메뉴가 완전히 달랐고, 서로가 "내가 시킨 게 더 맛있다"며 묘한 경쟁 분위기가 만들어진 거다.
처음에 상사가 주문한 건 한식이었다. "요즘은 건강도 생각해야지," 하면서 비빔밥과 된장찌개 세트를 시켰다. 깔끔하고 무난한 메뉴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왕 먹는 거 좀 자극적인 게 땡겨서 중국집에서 짬뽕과 탕수육 세트를 시켰다. 상사 눈치 보느라 조용히 주문했는데, 주문 내역이 전산에 딱 찍히는 바람에 들통났다.
배달 온 음식이 도착하자마자 상사와 나는 서로의 음식을 나눠 먹기로 했다. 상사는 "짜장도 먹어보자"며 내 접시에 숟가락을 넣었고, 나는 비빔밥의 고추장을 푼 상사 접시에 젓가락을 댔다. 그 순간부터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둘 다 자기 음식이 훨씬 맛있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가 살짝 장난스러워졌다.
팀원들은 그런 둘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한 명은 "상사님, 사실 짬뽕 국물 진짜 맛있더라"라며 조심스레 내편을 들었고, 또 다른 사람은 "된장찌개가 밥이랑 찰떡이죠"라며 상사 쪽을 응원했다. 그렇게 음식 취향 대결은 자연스럽게 우리 팀의 소소한 화제로 번졌다.
나는 상사한테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생님, 다음번에 같이 시켜서 반반 섞어 먹으면 어떨까요? 비빔밥에 짬뽕 국물 살짝 부으면 맛있을 것 같은데요." 상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갑자기 엄격한 표정으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둘 다 완벽한 타협은 못 했지만, 서로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 느낌이었다.
그날 점심 이후로 우리 팀 내에서 조용한 '배달 음식 취향 조사'가 시작됐다. "누가 무슨 메뉴를 좋아하는지"가 은근한 관심사가 된 거다. 나중에 상사가 "다음 주에는 내가 시키는 한식으로 도전해 봐라"면서 살짝 미소 지은 걸 보니, 이 경쟁이 단순히 음식 싸움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이렇게 사소한 의견 차이가 팀 분위기를 더 부드럽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리 직장 상사라도, 점심 메뉴 앞에서는 한순간에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되는 거였다. 덕분에 오늘 하루는 프로젝트 스트레스도 살짝 잊고 배부른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결국 이 배달 음식 취향 대결은 승패 없이 끝났다. 한쪽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과정이었다. 내일부터는 배달 주문할 때 상사 눈치 보는 대신, 같이 메뉴를 추천해주는 시간이 더 많아질 듯하다.
그리고 다음 점심 때도 나는 또 몰래 짬뽕을 주문하게 될 거다. 상사는 또 건강한 한식을 고집하겠지. 이 미묘한 대결 구도가 당분간 우리 점심시간의 작은 재미가 될 것 같다.
결국 이렇게 음식 취향 하나로도 회사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생긴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어쩌면 다음번에는 배달 음식을 넘어 진짜 대결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살짝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