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 차타고 간 첫 드라이브 에피소드
연애할 때 차타고 간 첫 드라이브라니, 그날 생각만 해도 아직도 웃음이 난다. 우리 둘 다 운전이라곤 거의 해본 적 없던 상태에서, 나름대로 '멋지게' 분위기 잡으려고 계획했던 그날 말이다.
처음엔 차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타면서부터 긴장이 장난 아니었다. 상대방도 나도 서로 살짝 얼어붙은 표정으로 ‘어디부터 움직이지?’ 하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내비게이션은 최신형도 아니고, 둘 다 길치라서 사실상 핸드폰 지도 켜놓고 ‘이거 보고 따라가자’ 이러는 느낌이었다.
출발하자마자 바로 작은 해프닝이 터졌다. 차가 움직이는데 내 옆자리에서 갑자기 “어? 이거 핸들 어디로 돌려?” 하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내 차도 아니고, 상대방 차였는데 그분도 초보 운전이라서 서로 ‘어떻게 하지?’ 하며 당황 모드가 시작됐다.
가속 페달 밟는 타이밍은 둘 다 영 엇나가서 엉겁결에 뒤차가 빵빵 경적을 울려대는 상황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얼굴 보며 웃다가 조심조심 출발을 계속했다. 그래도 뭔가 이 순간만큼은 둘만의 세계에 들어간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중간에 작은 편의점에 들러서 음료수도 사오고, 또 길 한복판 주차장에서 잠깐만 사진 찍자는 말에 잠시 정차했는데, 그마저도 불안한 손길로 주차 브레이크라며 당겼다가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둘 다 뭔가 서툴러서 그 순간이 꽤나 기억에 남았다.
사실 드라이브의 목적지는 한강 공원이었는데, 가는 길에 길 잃어버린 건 비밀이다. 내비로도 겨우겨우 찾아간 그곳에서 바람 맞으며 나란히 앉아 있던 순간, ‘이래서 함께 하는 드라이브가 좋은 거구나’ 싶었다. 말은 별로 없었지만, 서로의 손이 살짝 닿은 그 감촉만으로도 설레임이 느껴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시간이 어두워져서 그런지 갑자기 신호등 안 보인다고 서로 초조해졌고, "이 신호 무슨색이야?"라며 서로 묻는 바람에 웃음만 터졌다. 결국 근처 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잠깐 쉬었는데, 그때 서로 얼굴 붉히며 ‘우리 진짜 운전 못하는구나’라며 한바탕 웃었던 거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두근거림은 가라앉지 않았다. 무사히 드라이브를 마쳤다는 성취감도 컸고, 뭔가 뚝딱거리는 서툰 인연이 조금씩 쌓인다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중간중간 엉망진창이었지만, 그 모든 게 다 추억으로 남았다.
돌아와서 차에서 내리는데 둘 다 피곤한 얼굴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어쩌면 연애할 때 첫 드라이브라는 건 목적지가 어딘가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웃고 당황하고 서로를 배려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우리 둘 다 차는 못 몰랐지만 사랑만큼은 꽤 잘 몰랐던 것 같다.
첫 드라이브 이후로도 여러 번 같이 차를 탔지만, 그날의 엉덩이 떨리고 손발 오그라들던 긴장감은 아직도 내 마음 한켠에 작은 웃음으로 남아 있다. 다음에는 정말 제대로 운전 연습 좀 하자고 다짐했지만, 사실 그때만큼의 설렘은 다시는 못 느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