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시켜 놓고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상황
배달 음식 시켜 놓고 딱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더라. 문을 열었더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낯선 아저씨가 서 계신 거야. "배달 음식 왔습니다!" 하길래 당연히 내가 시킨 줄 알고 받으려고 했지. 근데 아저씨 표정이 뭔가 이상해.
내가 주문한 가게 이름도 아니고, 주문번호도 안 맞는다고 하시는 거야. 순간 뭔가 느낌이 싸~ 해지면서 "어, 저… 제가 주문한 게 맞는데…"라고 했는데도 계속 이상하다는 말만 하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주문 내역을 보여주는데, 아저씨는 그걸 보고 나서 갑자기 "아, 이거 제가 배달 잘 못 했네요. 다른 집으로 가야 하는데…" 하면서 다시 가방 챙기고 가버리심. 그 순간 멍해져서 문 앞에서 5초 정도 멍 때림.
한편으로는 미안해서 괜히 문 앞에서 아저씨 따라가 볼까 했는데, 배달 오토바이 소리가 멀어지면서 사라져버렸다. 난 배달 음식도 못 받고, 아저씨도 음식 두 개 들고 길거리에서 얼마나 당황했을까 싶고…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음.
너무 속상한 나머지 가게에 전화했더니, 갑자기 같은 동네 내 다른 집에 배달이 이미 완료됐다는 거야. 근데 그 집에서 음식 안 시켰다고 해서 확인해보니 그 집 주소가 내 집 바로 옆집이었음. 배달원이 두 집을 헷갈린 거지.
결국 나는 못 먹고, 옆집에서 먹고 있을 생각하니 또 짜증 나고. 그래도 다행히 옆집에서 전화가 와서 "음식 잘 받았어요, 먹고 싶으면 주셔도 돼요" 하더라. 그래서 반쯤 웃으면서 "진짜 배달 음식 시켜 놓고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네요"라고 답함.
그날 저녁, 결국은 옆집과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웃긴 사연 주고받았는데, 이런 일도 가끔은 재미있다 싶더라. 배달 음식이 다가 아닌, 예상 밖의 인연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다음부터는 배달 올 때마다 문 앞에 큰 글씨로 '우리집 맞나요?' 붙여놓으려고… 근데 또 그걸 누가 봐줄지는 모르겠네.
암튼 그날은 배달 음식 시켜 놓고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상황 덕분에 맛있는 음식은 반씩 나눠 먹고, 동네에 조금 더 친근감도 생겼으니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다음에 배달 올 땐, 초인종 누르고 "혹시 내 음식 맞나요?"라고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