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막사 공터에서 발견한 낡은 인형
군대 막사 근처 공터에서 뭔가 희한한 걸 발견한 게 시작이었다. 그날은 휴가 나가기 전날이라서 부대 분위기가 꽤 들떠 있었거든. 근데 혼자서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풀숲 사이에 낡은 인형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걸 봤다.
처음에는 그냥 쓰레기인가 싶었다. 얼굴에 때가 잔뜩 낀 채로 해진 천으로 만든 인형이었는데, 눈은 이상하게 반짝거려서 자꾸 쳐다보게 됐다. 무슨 인형인지도 모르게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처럼 붙어 있는 실 같은 것도 헝클어져 있었다.
내가 인형을 집으려는 순간, 갑자기 뒷골이 서늘해지면서 주변 공기가 확 달라진 걸 느꼈다. 바람도 하나도 없는데 막사 쪽에서 누군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느낌랄까? 그래서 인형을 그대로 두고 막사로 돌아왔다.
다음 날, 동료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 녀석도 그 공터에서 비슷한 걸 봤다고 했다. 자기 때는 아이들이 놀다가 놓고 간 인형 같다고 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매번 그 자리에서 동일한 상태로 발견된다는 거다. 게다가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 이후로 우리 부대에선 이상한 일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일부 병사들이 밤에 자꾸 꿈속에서 그 낡은 인형 얼굴이 떠오른다더니, 꿈에서 눈을 마주치면 무언가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는 거다. 심지어 어떤 녀석은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바람에 병가까지 냈다.
나는 그 인형이 어디서 온 건지 궁금해서 휴가 나가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근처 마을에 오래된 전설이 전해진다는 걸 알게 됐는데, 한때 그 공터가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공원 자리였고, 거기서 아이가 실종됐다는 이야기였다. 아이의 인형이 그 자리에 떨어져 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졌다더라.
그 얘길 듣고 나서 다시 막사 공터에 가봤더니, 인형이 없어졌다. 근데 그날 밤, 내 꿈에 인형이 나타났다. 낡은 얼굴이 눈을 반짝이며 조용히 내 이름을 불렀다. 깜짝 놀라 깨보니 땀범벅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아예 공터 근처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부대 내에서 갑자기 어떤 병사가 인형을 찾는다고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결국 인형은 누군가 몰래 다시 공터에 두고 갔다는 소문만 돌았다. 그 병사는 결국 조용히 휴가를 나갔고, 복귀는 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그 인형이 정말 그냥 오래된 장난감일지, 아니면 공터에 남은 무언가의 흔적일지 모르겠다. 다만 그 이후로 군대에서 밤마다 그 공터를 지날 때면 왠지 뒤를 돌아보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인형이 또 내 이름을 부를까 봐서 말이다.
군대 막사 공터에서 발견한 낡은 인형은, 분명 어떤 이유에서든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누군가 아직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