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직거래 중 사라진 판매자
중고거래 어플에서 한참 찾던 한정판 이어폰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연락했다. 판매자가 동네 근처라서 직거래하자는 말에 바로 약속 장소로 나갔다. 근데 그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약속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카페 근처였는데, 판매자는 그날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 연락은 커녕 답장이 없었다. 뭔가 이상해서 다시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읽음만 찍히고 답장은 없었다.
나는 혹시 오해가 있어서 바로 옆 카페에 들어가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람 본 적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나 아무도 판매자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제야 직거래할 때 판매자 프로필에 올라온 사진과 이름이 실존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도 활발히 앱에서 활동하던 계정인데, 갑자기 프로필 사진도 지워졌고 게시글도 삭제됐다. 혹시 실수로 연락처가 바뀌었나 해서 여러 번호를 시험해봤지만 모두 연결이 안 됐다. 며칠 내내 계속해서 앱에 들어가 봤지만, 해당 판매자 계정은 영영 사라진 상태였다.
이 사건 이후 나는 중고거래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인터넷에서 보는 것만 믿으면 안 된다는 사실, 특히 직거래는 더더욱 조심해야 된다는 걸 몸소 체험한 셈이다. 그 이어폰은 결국 못 샀지만, 무언가 찜찜한 기분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판매자에 대해 미심쩍은 이야기가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그 판매자가 중고 거래 사기범이라는 소문을 냈고, 또 다른 사람은 갑자기 연락이 끊긴 게 아니라 실제로 그 자리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혹시 처음부터 그 자리에는 없던 사람이었나?
나는 가끔 그 장소를 지날 때마다 그때의 그 기분을 떠올린다. 카페 앞에서 기다리던 내 모습, 연락은 계속 오지 않고, 주변엔 그 사람을 아는 이 하나 없던 모습. 분명 사람만 많았던 곳인데도 순간이었을지 모를 공허함이 감돌았다.
그 판매자가 남긴 거래 글은 보이지 않지만, 애초에 누군가의 계정 해킹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혹은, 내가 만날 뻔한 사람이 원래는 존재하지 않는 이름과 모습이었을 수도 있고. 상상만 해도 섬뜩하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여러 번 다짐하지만, 어쩌면 이런 사건들이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숱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걸 모르고 환불도 못 받고 손해만 보는 일이 계속.
아무튼 그날 이후 나는 중고거래를 할 때마다 항상 누가 내 돈을 가져가고 내 시간을 빼앗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문득, 그 판매자는 지금도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며 어디선가 사라진 채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