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병실 불빛이 갑자기 꺼진 순간
병원 병실 불빛이 갑자기 꺼진 순간,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나는 그날 늦은 밤, 수술 후 회복 중이었고, 혼자 있는 병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조명이 갑자기 확 꺼지면서 깜깜해진 방 안, 순간 정전인가 싶었지만 다른 병실은 모두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휴대폰을 찾으려 했는데, 손끝이 닿는 곳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손전등 앱을 켜려고 시도했지만 터치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그때 병실 한쪽 구석에서 희미한 불빛이 번쩍였다가 금세 사라지는 것 같았다.
‘뭐지…?’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병실을 살폈다. 벽에 걸린 심전도 기계는 이상 없이 깜빡이고 있었는데, 그 불빛이 갑자기 꺼진 것과는 별개였다. 하지만 그 순간, 창문 밖에서 들렸던 낯선 소리가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마치 누군가 발걸음을 떼었다 붙였다 하는 소리였다.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를 보려 했지만, 검은 커튼 사이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불빛이 꺼진 그 잠시 사이에 온 방은 한순간에 차가운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내 심장은 터질 듯 뛰었고,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만큼 정적이 엄습했다.
그때 병실 문 가까이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멈칫 멈춘 뒤, 은은하게 누군가가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겨우 목소리를 삼키며 “누구세요?”라고 속삭였다. 대답 대신 병실 한켠에 놓인 구석 침대에서 천천히 무언가가 움직였다.
불빛이 다시 켜졌을 때, 나는 숨을 죽이며 그곳을 바라봤다. 침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병실 안을 휘감으며, 내 손등에 차가운 땀을 흘리게 했다. 그 바람은 분명 창문도 아니고, 문틈도 아닌 곳에서 불어왔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왠지 누군가가 내 버튼을 눌러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몸서리쳤다. 다시 한 번 살금살금 병실 구석을 살폈는데, 그 자리엔 분명 놓여있던 의료기기가 사라져 있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다행히 몇 분 후에 병원 전기 문제가 해결되며 조명이 다시 켜졌다. 간호사들이 달려와 내 상태를 확인했지만, 나는 그 모든 이상한 경험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들은 병원 내 전력 이상 소식조차 몰랐다고 했다.
지금도 가끔 그 병실 불빛이 꺼진 순간을 생각하면, 머릿속에서 그때 들었던 소리와 느꼈던 바람결이 떠오른다. 아무도 모르는 그 찰나의 순간, 분명히 무언가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혹시 그 병실 불빛이 꺼진 순간이 단순한 정전이 아니었다면? 그 미묘한 어둠 속에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아직도 밤이면 가끔 소름이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