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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장독대 옆에서 들리는 낮선 발소리

2026-05-10 20:29:14 조회 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시골집에 내려간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장독대 옆에서 뭔가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처음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딪히는 소리겠거니 넘겼는데, 분명 발걸음 소리였어. 느릿느릿, 땅을 살짝 밟는 듯한 소리 말이야.

장독대는 우리 집에서 제일 오래된 곳이야. 오래된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늘 장독대 옆에는 고양이도 자주 누워 있던 자리였지. 근데 그날은 고양이도 보이지 않았고, 발소리만 계속 들렸어. 아무래도 그냥 내가 긴장해서 그렇겠지, 하며 창문을 닫고 자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 밤, 발소리는 더 뚜렷해졌어. 하얀 달빛 아래 장독대 옆에 누군가 서 있을 것 같은 그림자가 느껴졌거든. 나는 창문 너머로 그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 그 순간 발소리가 멈추면서 고요해졌어. 방심하고 눈을 감자마자 다시 ‘톡톡’ 발소리가 들렸지.

다음 날 아침,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그냥 시골이라 그런가보다, 나도 어렸을 때 그런 경험 많다고만 하셨어. 하지만 맘 한켠에는 찜찜함이 계속 남았어. 그래서 장독대를 자세히 살펴봤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 장독대 옆 흙바닥에 뭔가 작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던 거야.

그 발자국은 분명 어른 발자국은 아니었고, 아이 몇 명이 뛰어다닌 듯한 크기였어. 하지만 우리 집에 아이들이 온 적도 없고, 근처에 놀이터 같은 것도 없거든. 그리곤 문득 옆집 할머니가 예전부터 그런 얘길 했던 게 생각났어. "장독대 근처는 조심해라, 그곳엔 옛날 아이들 영혼이 떠돈다"라는 말.

그날 밤에도 발소리는 계속되었고,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어. 나는 아예 등불을 들고 장독대 쪽으로 갔지. 그런데 아무도 없었어. 대신, 항아리 중 하나가 조그맣게 흔들리고 있었고, 바람 한 점 없는 날이었는데 말이야. 그때부터 내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교차했어.

혹시 옛날에 그 자리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아이들 놀던 소리일까? 근데 발소리가 낮 시간대가 아니라, 어두운 밤에만 들린다는 게 이상했어. 아무리 시골이라도 낮에는 시끄러운 동물 소리로 섞였을 텐데, 밤이면 왜 그 소리가 이렇게 또렷하게 들릴까?

며칠 뒤, 시골마을 어르신한테 이 이야기를 꺼내니 하시는 말씀이, "그 장독대는 옛날에 아이를 잃은 집이라더라. 아이가 밤마다 장독대 옆에서 놀았다는데, 어느 날 사라졌다는 거야. 그 영혼이 아직도 발소리로 남아 있는 거라고 믿는 이들도 있어"라고 하셨어.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밤에 혼자 장독대 근처를 못 가겠더라.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괜히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어.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심장이 떨리고, 그날 그 소리가 정말 무슨 의미였는지 궁금해져.

아마도 그 발소리는 그냥 바람 소리나 동물 발걸음이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가끔 창문 밖 장독대 근처에서 들리는 그 느릿한 ‘톡톡’ 발소리는 내게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어. 시골집, 장독대 옆에서 들리는 낮선 발소리…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그게 또 꺼내기 무서운 이야기라는 게 참 이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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