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던 회사 사무실에 울린 이유 모를 전화벨
야근하던 어느 날, 회사 사무실 전화벨이 갑자기 울렸다. 이미 모두 퇴근한 상태라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는데, 그 전화벨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나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서 혹시 누군가 남아있는 건 아닌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복도도, 회의실도, 심지어 화장실까지 아무도 없었다. 전화기는 내가 앉아 있던 책상 위에서 계속 울리고 있었고, 화면에는 알 수 없는 번호가 찍혀 있었다. 호기심에 전화를 받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전화 너머에서 이상한 숨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
처음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다. 하지만 너무 소름 끼치게 조용한 공간에서 들리는 그 숨소리는 분명 사람의 숨소리 같았다. 나는 전화를 끊고 주변을 정리하려 했는데, 갑자기 건물 전체가 순간적으로 정전됐다. 사무실 불빛이 꺼지고 컴퓨터 화면도 멈추었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무심코 다시 전화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기계음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여기 있어"라는 낯선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내가 들었던 그 숨소리와도, 주변에서 들리는 사람의 목소리 같지 않아 더 섬뜩했다.
그때부터 전화벨은 몇 분 간격으로 계속 울렸다. 매번 다른 번호였고, 다 다르게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는 이상한 신음 같은 소리나 저주 같은 단어들이 방금 전보다 더 선명하게 들렸다. 나는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리 회사 내에서 연락해도 그런 번호를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 전화는 어두운 사무실에서 나만 듣는 듯했고, 다른 사람들은 아예 못 듣는 것 같았다. 게다가 전화기가 멈추는 순간, 한밤중이라 당연히 아무도 그 시간에 회사에 있을 리 없었다.
나는 급히 보안실에 연락해 CCTV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CCTV에는 아무도 건물 안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지 않았다. 그런데 재생 화면이 갑자기 멈추면서 화면 한쪽 구석에 희미하게 누군가 서 있는 모습이 잠깐 보였다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찬바람이 등 뒤로 쌩 하고 지나갔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고 나는 아예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전화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용기를 내어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엔 숨소리 대신 누군가 낮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가라, 여기 있으면 너도..."
그 후로 다시는 그 시간에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화번호는 어느 순간 사라져버려 다시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가끔 생각하면, 그날 내가 듣던 목소리들은 정말 사람이 남긴 메시지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존재의 경고였던 건지 헷갈린다.
여전히 가끔 그 전화벨 소리가 귀에 맴도는 것 같다.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그 한 문장, "여기 있어." 그게 무슨 뜻이었을까. 나는 아직도 그 밤의 전화가 무서워서 야근을 자주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