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 타고 가던 중 전화한 손님의 이상한 주문
배달 오토바이 타고 가던 중 전화한 손님의 이상한 주문이 갑자기 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날은 평소처럼 배달 건수가 조금 적은 편이었는데, 오후 9시가 넘어서 한 손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주문 받자마자 “도착하면 문 앞에 두지 말고, 꼭 손에 직접 건네주세요.”라는 이상한 요구를 하더라.
별생각 없이 주문을 받고 바로 출발했다. 주소는 우리 동네에서도 좀 외진 골목 쪽이라 낯선 곳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에 들어서는데, 불빛 하나 없는 어두운 길이었고, 주변이 다 조용했다. 휴대폰 네비게이션 켜고 천천히 가는데 그 손님이 또 전화가 왔다.
“조심하세요. 여기까지 올 때 누가 따라올 수도 있으니까 뒤 돌아보면서 오세요.”
그 말에 나는 조금 움찔했다. 왜 그런 경고를 하지? 기분이 좀 이상했지만, 그냥 손님 말에 따라 뒤를 계속 확인하며 천천히 갔다.
도착하니까 골목 끝에 허름한 쪽문 하나가 보였다. 손님은 그 문 앞에 나와 있었다. “딱 여기에만 주문품을 놓고 가면 안 됩니다.”라는 말과 함께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길 바랐다.
나는 조금 머뭇거리다가도 돈 받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배달음식을 직접 손에 들고 문을 두드렸다. 근데 문 안에서 무언가 낯선 숨소리가 느껴졌다. 누군가가 안에서 좀 이상하게 숨 고르는 것 같았다.
“이거 주문 맞죠? 여기요.”
문을 조금 닫고 건네주려는데, 갑자기 안에서 “잠깐만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라는 낮고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난 솔직히 그 순간부터 불안감이 확 치밀었지만, 손님이니까 그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몇 초 뒤, 문이 너무 무겁게 닫힐 때 나는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봤다. 골목 입구에서 누군가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 전체가 잘 안 보였지만, 눈빛만큼은 차갑고 무섭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심장이 쫄깃해졌던 기억이 난다.
배달 음식 챙겨서 도망치듯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손님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감사하다, 다음에 또 부탁해.”
말투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나는 묘하게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그 뒤로 그 골목은 최대한 피했고, 그 손님 번호도 차단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밤에 배달 나가면 그 골목 생각이 자꾸 났다. 가끔은 그 손님 목소리가 아닌데도 “조심해”라는 속삭임 같은 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그 주문은 그냥 배달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골목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문 안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기운. 지금도 그날 배달할 때의 찝찝함은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