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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카운터 뒤에서 자꾸 움직이는 그림자

2026-05-13 12:29:19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지 한 달쯤 됐을 때부터였다. 그날도 밤 11시쯤, 카운터 뒤에서 뭔가가 자꾸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분명히 아무도 없는데 그림자가 사람 모양으로 살짝 움직였다. 손님도 안 들어왔고, 가게 안은 텅 비어 있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그냥 빛의 각도 탓이겠거니 했다. 편의점 천장 조명이 워낙 밝아서 종종 이상한 그림자가 생기곤 했으니까. 근데 그날부터 그 그림자는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꼭 뭔가를 살피는 것처럼 좌우로 슬금슬금 움직이고, 때론 카운터 쪽으로 살짝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카운터 뒤쪽에서 고개를 돌려봤다. 그런데 그림자는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 딱 멈춰 있었다. 내 시선이 닿자마자 멈춘 거였는지, 아니면 내가 신경 쓰이니까 더 그렇게 보였던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그날은 일찍 퇴근했다.

다음 날도 똑같았다. 편의점 안은 조용했고, 손님은 적었다. 그런데 미묘하게 카운터 뒤쪽에서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이번엔 스마트폰으로 몰래 찍어보려 했는데, 정작 카메라를 대면 그 그림자는 사라져 버렸다. 이게 도대체 뭐지 싶었다.

그래서 동료한테 얘기했더니, 그 친구는 예전에 이 편의점에서 있던 일화를 들려줬다. 몇 년 전, 야간 알바하던 직원이 밤에 혼자 있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카운터 뒤에서 발자국 소리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는 그 자리가 좀 께름칙한 곳으로 소문나기도 했다고.

또 사장님은 편의점이 원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거라서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하곤 했다. 그 집에 누군가 살다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문도 있고, 종종 그 집의 과거에 관한 얘기들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으스스한 기운이 남아 있을 거라는 추측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도 매일 밤 그 자리를 지켰다. 어쩌면 단순한 착시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카운터 뒤에서 확실히 무언가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때는 아예 검은 형체가 서서히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형체가 사라지자, 나는 그 자리에서 얼른 밖으로 나갔다. 그날은 곧바로 알바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무거웠다. 그 후로 편의점에 갈 때마다 카운터 뒤를 바라보는 게 너무 두려워졌다.

결국엔 그 그림자가 가게 안에만 있는 게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손님으로 온 사람이 왠지 모르게 그곳을 쳐다보는 눈빛, 혹은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섬뜩한 기운까지. 어쩌면 그 그림자는 단순한 그림자가 아닌,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언가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본 게 진짜였든 아니든, 그 그림자가 아직도 카운터 뒤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혹시 누군가가 그걸 알아차리면... 그 뭔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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