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다음날 회사 CCTV에 찍힌 알 수 없는 사람
회식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좀 늦게 출근했더니 사무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근처에서 일하던 동료가 회식 끝나고 본인의 짐을 찾으려고 CCTV 영상을 확인하다가 이상한 장면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아무도 없던 시간에 회사 복도에 알 수 없는 사람이 서 있었다는 거였다.
“누군데?” 싶어서 파일을 직접 봤는데, 영상은 분명히 새벽 2시쯤이었다. 야근하는 직원 한 명도 없고, 건물은 거의 잠긴 상태여서 CCTV 앞에만 불도 꺼져 있었는데 그 화면 속에 낯선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옷차림은 어딘가 모르게 오래된 스타일 같았고, 얼굴은 모자에 조금 가려져서 제대로 보이진 않았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몰래 들어왔나 싶었는데, 보안 시스템 기록을 확인해 봐도 아무 이상 신호가 없었다고 한다. 출입기록이나 경보도 전혀 없었단 얘기였다. 게다가 우리 건물 보안이 까다로워서 단지 회식 후에 들어온 누군가가 이렇게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동료가 말을 이어갔다. “그 사람이 CCTV 앞에서 멈춰서 뭔가를 보는 듯하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서 뒷걸음치는 식으로 천천히 사라졌어. 그리고 그 다음 프레임에선 아예 화면 밖으로 나가버리고.” 이상하게도 그 사람의 걸음걸이나 행동에 아무 위협적이거나 급한 느낌은 없었단다.
회사 내부 채팅방에도 그 영상을 공유했는데, 누군가는 “유령 아냐?”라든가 “옛날에 이 건물에 무슨 사건 있던 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 팀 몇 명이 인터넷과 사내 자료를 뒤져봤는데, 이 회사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 그 자리에 오래된 공장과 작은 숙박시설이 있었다는 정도밖에 알 수 없었다. 특별한 사고 기록은 찾기 어려웠다.
내가 직접 CCTV 영상을 몇 번 봤는데, 정말 사람이기보다는 뭔가… 어딘가 모르게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걸음걸이도 자연스럽지 않고, 카메라가 비추는 조명에 섞여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걸 보니 내 머릿속엔 괜히 이상한 생각만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더 소름 끼친 건, 그 사람이 사라지고 난 그 시간 이후로 CCTV가 잠깐 멈춰있었다는 점이다. 보안팀에선 “장비 오류”라 했지만, 한편으로 그 시간이 정확히 사람이 보인 바로 그 순간과 겹쳤다고 하니 뭔가 쉽게 믿기 어려웠다.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이 일이 뭔가 단순한 장난이나 해킹은 아니라고 결론을 냈다. 실제로 회식 다음날 아침에 이런 게 찍힌 게 우연일까? 마치 누군가 “여기 아직 이 자리에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CCTV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지만, 그 사람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가끔 야근하거나 건물 앞을 지나갈 때면 뭔가 누군가가 뒤따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는데, 아무도 없고 그냥 쓸쓸한 건물 조명만 반짝일 뿐이다. 회식 다음날 회사 CCTV에 찍힌 알 수 없는 사람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일 이후로 가끔 동료들이 “그 사람 혹시 우리 중 한 명의 잊혀진 그림자 아닐까?”라며 이상한 말을 하는데, 문득 그 밤 그 사람이 내 바로 뒤를 걷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