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반대로 올라가는 층수
어느 날 늦은 저녁, 사무실에서 야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내가 누른 버튼은 10층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가 2층, 3층, 4층…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 거다. 분명 10층 버튼을 눌렀는데 왜 반대로 움직이지? 순간 당황스러워서 주위를 살펴봤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평소와 다름없었고, 버튼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나는 다시 한 번 10층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명히 10층만 깜빡이는데, 엘리베이터는 계속해서 1층,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심지어 지하 1층에 멈췄을 때는 버튼은 여전히 10층만 불이 켜져 있었다.
호기심 반, 불안 반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춘 지하 1층에서 내렸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조명도 어둑어둑했다. 아무도 없다는 게 오히려 더 무서웠다. 다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10층으로 가려고 시도했지만, 버튼을 누를 때마다 층수가 자꾸 바뀌었다. 10층을 누르면 착각하듯이 1층으로, 6층을 누르면 3층으로 내려갔다.
한참을 헤매다 결국 전화기로 인터넷을 뒤져봤다. ‘엘리베이터 버튼 눌렀는데 반대로 움직임’이라 검색했지만, 진짜 비슷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건물 내 시공 오류로 층 수가 반대로 매겨진 엘리베이터’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그러나 우리 건물은 최근에 새로 지어진 곳이었고, 그런 문제가 있을 리 만무했다.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지하 1층에서 다른 층으로 가보려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또 하나 있었다. 버튼을 누르면 층수가 진짜 반대로 표시되기도 했다가 정상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는 층 안내판도 가끔씩 1층과 10층이 서로 위치가 바뀌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부터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엘리베이터에 혼자 올라타는 게 무섭기도 하고, 건물 내부가 실제로 뒤집혀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날 이후로 그 엘리베이터는 최대한 피했다. 대신 계단을 이용했는데,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며칠 뒤 언젠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다. 이번에도 10층 버튼을 누르자 역시나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내가 지금 어느 층에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버튼 눌러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내 의식을 끌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로 엘리베이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건물 관리자에게 말했지만, 이상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나는 그 엘리베이터가 누군가가 만든 엉뚱한 장난 혹은 미스터리한 무언가의 일부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가끔 친구들이나 동료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기계 고장 아니냐”, “네가 피곤해서 착각한 거 아니냐”라며 웃어넘긴다. 하지만 나는 그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올라가고 싶었던 층이 반대로 내려가는 그 순간의 소름 끼치는 감각을 절대 잊을 수 없다.
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 같은 상황을 겪은 적 있나? 만약 있다면 조심하는 게 좋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눴는데 반대로 올라가는 층수는 겉으로는 단순한 이상 현상 같아도, 어쩌면 그곳에 어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