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밤에 울려 퍼진 오래된 라디오 소리
시골집 밤에 울려 퍼진 오래된 라디오 소리 때문에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친척 집에 내려가서 묵고 있던 어느 날 밤, 조용한 시골 마을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갑자기 감도는 라디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시곗바늘이 12시를 가리킬 때쯤이었다. 집 안에는 라디오가 없었고, 밖에서도 그런 소리가 날 리 없다는 건 뻔했는데, 그 소리는 분명히 집 안 깊숙한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처음에는 그냥 바람 소리겠거니 하고 넘겼다. 오래된 집들이라 바람이 새는 곳이 많으니까. 그런데 라디오 소리는 점점 커졌다. 한밤중에 낡은 팝송과 뉴스 방송이 섞인 듯한 소리가 계속 반복됐다. 무슨 옛날 라디오를 틀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전기 차단기부터 끄고 집 안을 샅샅이 뒤졌다. 주방 구석, 다락, 벽장 속 어디에도 라디오는 없었다. 그런데 소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심지어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방향이 집 안 곳곳을 돌면서 바뀌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기계 소리가 어떻게 그런 식으로 움직일 수 있지?
다음 날, 마을 어르신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 그분은 옛날 이 집 주인이 밤마다 라디오를 들으며 혼자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 사람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죽기 전부터 자기가 좋아하던 노래들을 밤마다 틀면서 누군가가 들어주길 바랐다는 말도 들려줬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 불안하면서도 신기했다. 정말 그 영혼이 아직 이 집에 머무르고 있는 걸까? 나는 다시 밤을 맞았고, 이번에는 라디오 소리가 들릴 때 일부러 크게 들으며 귀를 기울였다. 실제로 그 소리에는 무언가 기묘한 끈끈함이 있었다. 그냥 옛날 방송을 흉내 낸 기계음 같지 않았다.
밤마다 들리던 라디오 소리는 어느새 점점 희미해졌고, 한 달쯤 지나자 완전히 사라졌다. 그 뒤로 다시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치고 조용히 떠난 것처럼.
나는 가끔 그 집에서 혼자 라디오를 켜놓고 시간을 보내던 그 사람이 생각난다. 고요한 시골밤에 울려 퍼지던 그 소리, 아마도 누군가의 기억이 집 안을 떠돌던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이제는 가끔 그 집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희미한 멜로디가 들려오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저 오래된 라디오 소리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 밤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