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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버튼 누르지 않은 층에서 열리는 문

2026-05-14 16:29:19 조회 1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7층에서 멈췄다. 누르지도 않은 층에서 문이 열리자, 난 순간 몸을 경직시켰다. 그 빌딩에서 근무한 지 2년이 넘었지만, 7층은 내가 사무실로 자주 다니는 층이 아니라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누군가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7층 버튼은 단 한 번도 누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문이 열린 거지? 엘리베이터 안엔 나 혼자였으니, 이건 분명히 이상한 일이었다. 버튼 패널을 다시 확인해도 7층 버튼은 반짝이지 않았다.

문을 닫고 3층 버튼을 눌렀다. “다음엔 분명히 내가 원하는 층에서 내려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아래 층으로 내려가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또 멈춰 섰다. 이번엔 5층에서였다. 역시 버튼은 누른 적 없었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희미한 어둠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여기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7층과 5층은 사실 일반 사무실 층이 아니라 관리 사무소와 창고가 있는 곳이었다. 평소 직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공간이 아니었다. 게다가 요즘은 보안 강화 때문인지 아무나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한참 고민할 새도 없이, 문은 다시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점점 조여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7층, 5층, 또 7층, 5층을 번갈아 가며 멈추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다. 나도 모르게 뒷목이 뻐근해지고 손바닥에 땀이 맺혔다.

나는 이상한 기운에 눌려 급히 엘리베이터 내의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연락해봤다. “엘리베이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요?” 잠시 후 무전기에서 “해당 층에 출입 기록이나 이상 징후는 없다고 합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 말이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몇 차례 더 이런 일이 반복되자,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문이 열릴 때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 숨죽여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도 아무도 없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얼떨결에 엘리베이터가 다시 7층에서 멈추고 문이 열릴 때,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바닥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곳엔 평소 없던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고양이는 내 눈을 피하지도, 몸을 피하지도 않고 여유롭게 나를 응시했다.

손으로 문을 닫으려던 순간, 그 고양이가 낮고 이상한 목소리로 “여긴 우리가 집이지”라고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소리가 난 건 아니었고, 내 생각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찰나에 모든 불안과 공포가 극대화됐다. 나는 급히 문을 닫고 1층 버튼을 눌렀다.

내려서 보니 그날 이후 7층과 5층 엘리베이터 자동 호출 기록이 계속 남기 시작했다. 버튼은 당연히 누른 적 없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고양이, 나는 다시 그 빌딩 안에서 본 적이 없었다. 그날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가끔씩 느껴지는 낯선 눈빛이 아직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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