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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베란다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발자국

2026-05-15 00:30:00 조회 1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 베란다에서 누군가의 발자국을 발견했을 때, 나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정확히 말하면, 문을 열고 나서 보인 것은 평소와 다름없는 베란다였는데, 바닥 쪽에 뚜렷한 젖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발자국 위치가 2층 원룸 베란다 난간 바로 옆이었던 거다.

아파트 2층이니 물론 외부로 나가려면 난간을 넘어야 하는데, 누가 그걸 실제로 하겠냐는 생각에 적잖이 당황했다. 발자국의 크기는 성인 남자 발에 가까웠다. 왜 내 원룸 베란다에 그런 흔적이 있는지, 누구의 것인지 감도 안 잡혔다.

처음엔 위층 사람이 베란다 청소라도 하다가 방금 지나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 원룸 베란다는 2층 가장자리에 붙어 있고, 위층은 3층이라 베란다가 아예 떨어져 있어서 발자국이 아래로 떨어질 수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나는 혹시 누군가가 외부에서 내 방에 몰래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베란다 문은 분명히 잠겨 있었고, 문틈으로 침입 흔적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발자국은 젖은 것처럼 보여서, 어딘가에서 물이 묻은 발로 걸어온 걸로 보였다.

그날 밤, 나는 한동안 베란다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혹시 다른 발자국은 없는지 더듬어보지만, 그 한 줄의 발자국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이상한 건, 발자국이 난간 바로 옆에서 멈춰있다는 점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베란다 난간을 넘어가려다 포기한 듯한 느낌이었다.

다음 날, 나는 관리실에 연락해서 혹시 외벽 청소나 점검 작업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그런 일정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또 같은 층 이웃들에게 물어봐도 우리 원룸 쪽에 이상한 사람 본 적 없냐고 했는데, 역시 아무도 몰랐다.

며칠 뒤, 나는 혹시 내 원룸에 누가 몰래 들어올까 두려워서 인터넷에서 베란다 CCTV를 설치했다. 설치하고 나서 며칠 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비 오는 밤, 베란다 CCTV에 찍힌 영상이 나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화면에는 누군가 젖은 신발을 신고 베란다 난간을 조심스레 따라 걷는 모습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다. 발자국은 분명 그때 그 발자국과 같았다.

더 기괴한 건, 그 인물이 중앙 난간까지 와서 갑자기 멈추더니, 손을 뻗어 난간을 더듬으며 뭔가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갑자기 발걸음을 돌려 사라졌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걸 본 순간, 누군가 내 집 베란다를 수차례 몰래 드나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나는 베란다 문을 꼭 닫고, 심지어 밤에는 커튼까지 단단히 쳤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편하지 않았다. 가끔 창밖을 보면, 누군가의 발자국이 다시 나타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몸이 움츠러든다. 아직도 그 발자국과 익명의 그 그림자가 왜 내 원룸 베란다에 있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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