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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출구를 잃고 헤매는 차주 이야기

2026-05-15 20:29:11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어느 날 밤, 나는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출차하려는데 갑자기 길을 못 찾겠는 거야. 입구에서부터 내려와서 출구는 어디 있는지 도통 감이 안 잡혔다. 분명 이 주차장 여러 번 와봤고 출구 위치도 외우고 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통로가 꼬인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한두 번 돌다가 잘못 들어온 줄 알고 다시 돌아가 보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똑같은 자리로만 돌아오고 있었다. 마치 미로처럼 말이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주변을 둘러봐도 낯익은 표지판이나 방향지시등이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주차장 안은 평소와 달리 휑하고 조명도 어둡게 깔려 있었다. CCTV 카메라는 그냥 평범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방문한 다른 차량이나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차 뒤쪽 그림자가 미묘하게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또 다른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발견했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이곳이 내가 있던 층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번호판도 없고, 벽에 붙은 안내판도 낡고 지워져서 읽을 수 없었다. 분명 주차장인데, 여긴 완전히 다른 공간 같았다.

두려움이 점점 커지면서 나는 다시 차를 몰고 나가려고 했지만, 방향키를 돌려도 내가 기억하는 출구 방향은커녕, 익숙한 공간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GPS도 핸드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마치 공간 자체가 꼬인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누군가 무전기 같은 걸 갖고 우연히 통로 쪽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나가는 길 좀 알려줘요." 무전기 너머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출구? 그런 데 여기 없는데? 계속 돌자."

내가 주차장 출구를 잃고 헤매는 동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다. 밖에서는 금방 지나갔을 시간일지도 모른다. 차에서 내리니 적막하고 메아리만 울리는 통로가 이어졌고, 계속 걷다 보니 이상하게도 지난번 마주친 그림자가 다시 보였다.

그림자에 가까이 다가가 보려고 했지만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냥 허공에 스친 기운 같은 것이었다. 이내 나는 자신이 왜 여기서 헤매는지, 출구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이 주차장 자체가 뭔가 다른 세상과 연결된 곳인지 의심하게 됐다.

지금도 가끔 그날의 일이 떠오르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 지하주차장 출구를 잃고 헤매는 경험은 현실 같기도 하고, 어쩌면 꿈속 미로 같기도 했으니까. 그 이후로는 그 주차장 근처는 일부러 피하고 있다. 혹시 또 길을 잃을까 봐.

누군가는 말한다. 이 주차장은 밤마다 길 잃은 영혼들이 방황하는 곳이라고. 그리고 그 출구를 찾지 못하면, 결국 그 안에 갇힌 채로 영원히 헤맬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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