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방문이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밤
“원룸 방문이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 밤”이라는 말,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처음에는 그저 웃고 넘긴 이야기였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직접 그 현상을 겪고 나서는 달라졌다.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밤이었다. 늦게까지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조금 피곤해져서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방문 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설마…’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렸는데, 놀랍게도 방문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바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창문을 꽉 닫은 상태였고, 에어컨도 켜져 있었는데 방문이 스스로 열리고 닫히는게 반복됐다. 문이 살짝 열렸다 말았다 하는 모양새가 너무 명확해서, 처음에는 순간 얼어붙었다.
‘뭔가 장난치는 친구라도 있나?’라는 생각에 소리쳤지만, 답도 없었고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내가 혼자 사는 원룸이니 당연히 없을 거라 생각했다. 문은 계속 조용히 열렸다 닫혔다 반복되는데, 이게 몇 시간 동안 계속됐다.
불안한 마음에 방문 근처에 가봤다. 가까이 가자 문이 갑자기 쾅 닫히면서 손에 닿기 직전에 멈췄다. 마치 ‘가지 마’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등골이 서늘했다. 순간 머릿속에는 ‘이 방에 뭔가 있다’는 생각이 퍼졌다.
다음 날, 그날 밤 있었던 일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로 올렸다. 그러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어떤 사람은 자기 원룸 화장실 문이 혼자 열리고 닫혔다는 얘기도 했다. 그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건 방문이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때 방문이 열릴 때마다 자세히 보려고 애썼다. 문이 열리면서 어렴풋하게 희미한 그림자 같은 게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분명 사람은 아니었고, 그저 그림자나 빛의 잔상 같았다.
무서웠지만 한 번은 일부러 방문이 열릴 때 손을 내밀어 보았다. 그 순간 방문이 닫히면서 손끝에 차가운 공기가 닿았다. 느낌이 묘하게 기분 나쁘면서도,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 새벽부터 나는 방문 앞에 무심코 시선을 두게 됐다.
이후로도 방문은 종종 혼자서 열리고 닫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더 이상 두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누군가 내 상태를 확인하듯, 밤마다 ‘이상 없냐?’고 묻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럼에도 혼자 있을 때 방문이 움직일 때면 마음 한구석이 계속 서늘해졌다.
그리고 오늘 새벽. 또 방문이 서서히 열리더니, 이번에는 내 이름을 속삭이는 듯한 아주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머릿속에 맴도는 그 소리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혼자가 아닌 원룸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