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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속에 섞여 있던 낡은 사진 한 장

2026-05-17 00:29:29 조회 1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얼마 전 배달 음식을 시켰는데, 음식 박스 안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이 나왔다. 솔직히 처음에는 누가 장난친 건가 싶었다. 배달 음식에 사진? 그것도 색이 바래고 모서리가 닳은 오래된 사진이라 더 이상했다.

사진 속에는 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작은 아이가 함께 찍혀 있었다. 표정은 무척 진지했고, 배경은 어딘지 모를 낡은 집 앞이었다. 뭔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었는데, 사진 뒷면에 적힌 날짜를 보고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1983년 11월 2일'이라고…

그때부터 왠지 계속 신경 쓰였다. 내가 분명히 오늘시킨 가게에서는 그런 오래된 물건을 넣을 이유가 없을 텐데. 혹시 그 집에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가게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몇 번을 걸어도 음성 사서함만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사진을 손에 쥔 채 그 집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를 켜서 가게 위치 근처 오래된 골목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며칠 밤을 그렇게 낡은 골목을 헤매며 사진 속 배경과 비슷한 집을 찾았다. 그 집은 이미 낡아서 거의 허물어질 것 같은 상태였다.

문 앞에 서서 사진을 다시 한 번 봤다. 갑자기 집 안에서 희미한 불빛이 깜빡였다. 나는 조심스레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 뒤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사진… 거기서 누굴 찾는 거냐?” 돌아보니 낯선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그분은 이 동네에서 오래 산 분이라며, 그 사진에 찍힌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80년대에 그 집에 살던 가족은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냥 다른 곳으로 이사 간 줄 알았지만, 누군가는 ‘사건이 있었다’고 속삭였다. 사실 확인은 어려웠다.

그 말을 듣고도 나는 그 사진을 버리지 못했다. 오히려 더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사진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문득, 사진 속 가족 셋 중 아이의 눈동자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낡은 집 안에 내가 있었고, 아이가 내게 다가와 조용히 속삭였다. “날 잊지 말아요.” 그 순간 잠에서 깼는데, 손에는 여전히 그 낡은 사진이 쥐어져 있었다. 몸서리치면서도 사진을 놓을 수 없었다.

그 이후로 배달 음식을 시키면 가끔 낡은 물건이나 이상한 쪽지가 함께 오는 일이 생겼다. 분명히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데, 나는 계속 그 낡은 사진을 바라보게 된다. 그 집과 그 가족, 그리고 그 아이가 내 일상에 어느새 스며든 것만 같다.

아마도 이 이야기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오래된 사진을 배달 음식에서 꺼내 보고 있을지 모른다. 가끔은, 우리가 모르는 시간과 기억이 우리의 일상 속에 슬쩍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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