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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폐쇄회로 화면에 찍힌 반쯤 웃는 얼굴

2026-05-17 16:29:12 조회 1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야근 후 지하주차장 CCTV 화면을 확인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보안팀에서 무슨 이상한 움직임이 보인다고 하던데, 단순한 고장이나 신호 잡음 정도겠거니 했다. 그런데 카메라 화면을 보자마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한 남자가 지하주차장 구석 어두운 곳에 서 있는데, 처음 봤을 땐 그냥 평범하게 서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화면이 확대되면서 그 남자의 표정이 점점 선명해졌다. 그 순간 나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반쯤 웃는 얼굴이었는데, 그 미묘한 웃음이 정말 이상했다.

웃음이 완전한 미소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표정도 아닌 중간 어딘가에 걸쳐 있었다. 뭔가 말을 걸고 싶지만 입술은 굳게 다문 듯한, 보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웃음이었다. CCTV에 찍힌 시간은 새벽 2시 35분,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사람이 있을 일이 없었다.

보안팀에선 혹시 누군가가 무단 출입한 게 아닌가 조사 중이라고 했다.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화면 속 남자는 절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채 웃기만 했다. 내가 봤을 때는 눈도 제대로 뜨지 않은 듯한데 어찌 그리 웃을 수 있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보자고 했지만, 막상 지하주차장에 가니 아무것도 없었다. 물리적으로 사람이 있을 만한 흔적도, 발자국도 없었다. 그런데 사내에서 그 CCTV 화면만 돌려보면, 그 남자는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

몇몇 동료들은 그 화면을 보면서 “어쩌면 저 사람, 누군가의 유령이 아니냐”라며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웃고 넘기기엔 그 표정이 너무 섬뜩했다. 화면 속 남자는 누가 봐도 분명 인간의 얼굴이었지만, 도저히 인간이라고 하기 어려운 뭔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기묘한 점은, 그 반쯤 웃는 얼굴이 CCTV에 찍히는 동안 카메라가 한 번도 흔들리거나 고장이 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보안팀에서 여러 번 점검했지만 카메라 이상 없다 했고, 심지어 밤새도록 그 자리를 지켜본 경비원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 했다.

그 뒤로도 며칠간 CCTV 화면을 확인했지만, 같은 시간대 그 반쯤 웃는 얼굴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새 그 얼굴은 보는 사람들 모두에게서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저주받은 영상’처럼 여겨졌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영상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가끔 혼자 있을 때면 그 CCTV 화면 속 웃음이 머릿속에 떠올라 소름이 돋는다. 도대체 저 사람은 누구일까, 왜 지하주차장 한편에서 반쯤 웃는 얼굴로 서 있는 걸까.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얼굴이 가끔씩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나를 바라볼 것만 같다는 생각에 지금도 가끔 무서워진다.

어쩌면, 그 반쯤 웃는 얼굴은 단순한 영상 속 인물이 아니라, 우리가 절대 마주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일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아무도 없는 그곳에 사람이 있는데도 아무도 본 적이 없을까. 그날 이후로 나는 지하주차장 CCTV 모니터만 보면 언제나 그 얼굴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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