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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면 텅 빈 복도

2026-05-18 04:29:13 조회 1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어느 날 밤, 회사에서 야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평소와 다름없이 층 수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멈춘 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데, 그 앞에 펼쳐진 복도엔 아무도 없었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조명도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평소에 사람들이 오가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당황한 나는 그냥 문이 닫히길 기다렸지만, 문은 좀처럼 닫히지 않았다. 마치 복도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호기심에 조금씩 발을 내딛자, 이 복도가 내가 아는 그 건물의 구조와 전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벽지는 낡고, 바닥도 먼지투성이라 마치 오랫동안 쓰이지 않은 공간 같았다. 게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복도가 계속 이어져 있었다.

뒤돌아 엘리베이터 문을 닫으려 했지만, 버튼을 눌러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예 엘리베이터 안쪽 버튼도 먹통이었다. 순간 숨이 막혔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복도 끝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조심스레 다가가 보니,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내 발자국과는 별개로 누군가가 천천히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들리는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나를 압박했다.

나는 무작정 엘리베이터 문으로 다시 달려갔지만, 그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문을 닫으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때 복도 저편에서 희미한 속삭임 같은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 이름을 부르는 것 같기도,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한 묘한 음성이었다.

두려움에 정신을 차리려 마음먹고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비상전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연결음조차 들리지 않았다. 기계도 고장 난 것처럼 아무 소리도 없다. 마치 온 세상이 완전히 정지한 듯한 정적만이 나를 감쌌다.

문득, 내가 내렸던 층의 번호판을 다시 바라봤다. 숫자가 불안할 정도로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고, 순간 그 숫자가 없는 층으로 바뀌는 듯 보였다. 이윽고 복도 끝에서 올라오는 그 음성이 점점 또렷해지면서 내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심장이 터질 듯 뛰며, 나는 엘리베이터 문을 억지로 닫았다. 문이 닫히자마자 엘리베이터는 곧바로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그 복도의 존재에 대해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오직 나만 홀로 그 순간의 공포를 기억할 뿐이다.

그 이후로도 가끔 야근 후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릴 때, 나는 저 복도가 다시 나타날까 봐 숨죽이며 버튼을 누른다. 혹시라도 누군가를 부르는 그 속삭임이 들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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