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근무 중 마주한 알 수 없는 손님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한 지 이제 3개월 차였다. 보통 조용한 골목길이라 손님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그날은 뭔가 달랐다. 밤 11시쯤, 문이 덜컥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키는 크지 않고, 낡은 운동화에 허름한 옷차림이었다. 뭔가 이상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었다.
그는 진열대 사이를 천천히 돌아다니더니,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시간에도 여기서 일하는 게 편하냐?” 순간 당황했지만 웃으며 “네,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진열대 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그때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계속 계산대에서 나를 바라보는 듯했는데, 내가 고개를 돌리면 바로 시선을 돌렸다. 마치 내가 뭘 알고 있는지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손님이 긴장하게 만든 적은 처음이었다.
몇 분 후, 그 남자는 담배 한 갑과 삼각김밥 한 개를 들고 계산대에 왔다. 나는 조용히 가격을 말했는데, 그가 돈을 낼 때 손이 조금 떨리는 걸 봤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내 손도 갑자기 차가워졌다. 이게 단순한 피곤함인지 뭔지 구분이 잘 안 됐다.
그가 가게를 나서려는데,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여기서 일하는 동안, 너는 절대 뒤쪽 창고를 열면 안 돼.”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이상한 경고 같아서 기분이 싸해졌다. 그 남자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 이후로 나는 점점 창고 근처에 가는 게 꺼려졌다. 창고 문 뒤에 무언가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계속 생겼다. 어느 날 새벽, 글쎄 그 남자가 다시 왔다. 이번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창고 문을 바라보며 오래 머물렀다.
“왜 그런 경고를 했을까?” 하는 궁금증에 어느 순간 나는 창고 문을 살짝 열어봤다. 그런데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오래된 상자 몇 개와 먼지만 쌓여 있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돌렸는데, 그 순간 문득 등 뒤에서 찬바람이 스쳤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나를 계속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 손님이 남긴 말이 계속 울려 퍼졌다. “절대 뒤쪽 창고를 열면 안 돼.” 그 말이 진짜 경고였을까, 아니면 그저 혼자 겁주는 것일까. 그날 이후 나는 야간 근무 때마다 그 손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솔직히 말하면, 그 남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후로 창고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누군가 숨죽인 채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아졌다. 편의점 야간 근무가 평소보다 훨씬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다.
혹시라도 여러분이 밤에 혼자 있는 편의점에서 “뒤쪽 창고는 절대 열지 마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그냥 웃어넘기지 말길 바란다. 나는 아직도 그 경고가 무슨 의미였는지 찾고 있다. 아마 절대 일부러 확인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