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이 절대 가지 말라는 골목길 이야기
그날도 나는 평소처럼 늦은 밤 택시를 몰고 있었다. 손님이 끊기던 찰나, 무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골목길로 가주세요.” 이 골목길은 동료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절대 가지 말라는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내 발걸음은 그쪽으로 향해 있었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묘하게 싸해졌다. 양옆으로 낡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가로등도 제대로 켜지지 않아 어둠이 더 짙게 깔려 있었다. 손님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운전에 집중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차문을 누군가가 두드리는 것 같은 작고 규칙적인 ‘톡톡’ 소리였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속도를 조금 내자고 말했지만, 손님은 무언가를 속삭이며 “괜찮아요”라고만 했다. 그 순간, 사이드 미러에 검은 그림자가 스치듯 지나갔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골목은 점점 좁아지고, 벽에는 이상한 낙서와 함께 낡은 안내판이 걸려 있었는데, 그곳엔 ‘이 길을 걷는 자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문구가 희미하게 쓰여 있었다.
손님이 내리라고 지시한 곳에 도착한 순간, 갑자기 휴대폰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주변은 적막했고, 내가 내리는 걸 망설이는 사이 손님은 아무 말 없이 차문을 열었다. 그리고 희미한 웃음과 함께 골목 안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두려움에 휩싸여 차를 돌리려 했지만, 그때 차가 딱딱, 딱딱 소리를 내며 시동이 꺼졌다.
몇 번이나 시동을 걸어봤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가고 싶다면, 뒤를 보지 마라…” 나는 몸서리를 치며 뒷좌석을 훑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마치 손님마저도 환영이었던 것 같았다.
겨우 꾹 참으며 다시 시동을 걸었고, 다행히 이번엔 차가 켜졌다. 엑셀을 밟아 골목길을 빠져나오는데, 뒤에서 무언가 쫓아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상한 집중력으로 뒤를 한번 힐끗 봤는데, 그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골목 입구에 서 있는 사람들은 얼굴이 없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 차리고 앞으로만 달렸다.
그 뒤로는 무조건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그 골목길’은 금기어가 됐다. 심지어 그 지역을 지나간 다른 기사들도 비슷한 이상한 경험담을 쏟아냈다. 이상한 소리, 이상한 그림자, 그리고 “돌아보지 마라”는 경고.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최근 들어 그 골목길에서 실종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종자들은 모두 그 시간대에 그 골목을 지나가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나도 다시는 그곳에 가까이 가지 않는다. 그 골목길은 분명히 뭔가 이상하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공간인 게 틀림없다.
가끔 밤 늦게 라디오나 택시 무전에서 그 골목길 이름이 떠오를 때면 몸이 저절로 굳는다. 그 자리에 서 있던 ‘얼굴 없는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도, 손님이 왜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는지도 영원히 모를 것 같다.
그래도 차라리 그 길을 절대 가지 말라는 말만 남긴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