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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복도에 설치된 CCTV가 갑자기 꺼지고 켜질 때

2026-05-19 12:29:12 조회 1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복도에 설치된 CCTV가 갑자기 꺼지고 켜질 때 나는 그날 밤부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평소 같으면 아무 일 없던 CCTV가 갑작스레 중간중간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현상이 반복되더라. 처음에는 단순한 고장인 줄 알았다. 그래도 보안팀에 말했는데, 그들은 며칠 뒤 점검을 해도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날부터 복도는 왠지 더 음산하게 느껴졌다. CCTV가 꺼진 순간에는 복도 한가운데서 누군가 서성이는 듯한 흐릿한 그림자가 잠깐씩 보여서 직원들 사이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CCTV 화면이 다시 켜질 때마다 그 흔적은 사라지니 불안감만 커졌다.

나는 그 주에 야근을 자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CCTV가 꺼지는 순간, 복도 끝에서 희미한 속삭임 같은 소리가 들렸다. 분명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귀를 기울이면 ‘여기 있어’라는 듯한 낮은 목소리가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찾아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은 CCTV가 꺼진 틈을 타서 복도에 서 있던 내 모습을 직접 봤다. 단순히 화면에서 내 모습이 사라진 게 아니라, 화면이 꺼지며 공중에 윤곽만 남아있었다. 마치 내 영혼이 복도를 떠도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부터는 혼자서 밤 근무하는 게 더 무서워졌다.

보안팀에 그 얘기를 하니 그들은 CCTV가 오래된 장비고 배선도 불안정한 편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치고는 너무 빈번하고 규칙적으로 꺼졌다 켜지니 점점 이상했다. 몇몇 직원들은 심지어 "옛날에 여기서 사고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슬쩍 꺼내기도 했다.

심심할 때마다 나는 옛 기록들을 뒤졌다. 10년 전쯤 이 복도에서 한 직원이 갑자기 실종됐다고 한다. 아무도 어디로 갔는지 몰라서 결국 회사가 사건을 덮었다는 소문이었다. 그 직원은 야근하던 중에 갑자기 사라졌고 CCTV도 그 순간부터 정체 모를 오류를 일으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전 밤, 다시 CCTV가 꺼졌을 때 나는 용기를 내서 복도 끝까지 걸어가봤다. 그 순간 찬바람이 휙 불더니 갑자기 복도 끝 벽면에서 희미한 형체가 나타났다. 검은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었는데, 그 모습은 CCTV가 꺼졌을 때 내 앞에 서 있던 그림자와 똑같았다.

그 형체는 말없이 내게 손짓을 했고, 그 손짓을 따라가니 낡은 사내 휴게실 문 밑에서 오래된 편지가 떨어졌다. 편지에는 사라진 직원이 쓴 듯한 절박한 내용과 함께 “날 찾아줘”라는 글자가 또렷했다. 그 순간 CCTV가 다시 켜졌고, 형체는 사라졌다.

그날 이후로 CCTV는 한 번도 이상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복도 한쪽 구석에선 가끔, 고장 나서 꺼졌던 그 순간과 똑같이 화면이 꺼지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아무도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그 복도에서 누군가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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