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무실 불이 꺼졌는데 복도에선 불빛이 깜빡였다
어느 날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불이 모두 꺼져 버렸다. 한꺼번에 정전이 된 줄 알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려 했는데, 이상하게도 복도 쪽에선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 깜빡임이 너무 규칙적이고 은은해서 오히려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사무실 안은 캄캄했고, 스마트폰 플래시로 주변을 비추며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데 모양이 마치 누군가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냥 전기 이상이라기엔 너무 이상한 규칙성이 느껴졌다.
“이거 혹시 누가 장난치는 거 아냐?” 하면서 동료한테 문자를 보내봤지만 답이 없었다. 다들 자리를 뜬 것 같았다. 복도 끝에 있는 계단 쪽에서 불빛이 가장 밝게 깜빡이고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그 빛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따라가면 불빛이 도망가는 것처럼.
그 순간 복도 끝에서 미세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회사는 건물 안이라 창문도 거의 없는데 이 바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문득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다시 앞을 보니 불빛이 점점 더 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불빛이 있는 쪽으로 조금 더 가자 전기가 완전히 나간 다른 층들과 달리 복도 끝 조명만 켜져 있었다. 그런데 그 불빛은 단순한 조명은 아니었다. 가까이서 보니, 희미하게 사람이 움직이는 형체가 서성이는 게 보였다. 분명 사람도 아닌데, 그림자도 아닌 이상한 존재였다.
본능적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 짧은 순간 내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존재가 미약하게 손짓을 하는 것 같았고, 그 깜빡이는 빛이 마치 내가 다가오길 기다리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얼떨결에 몇 걸음 더 다가갔다.
그 순간 내 핸드폰 화면에 갑자기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숫자와 기호들, 그리고 “여기서 나가”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떴다. 무서웠지만 동시에 묘한 호기심이 생겨서 계속 보고만 있었다.
불빛이 빠르게 꺼졌다 켜지더니, 아주 짧게 복도에 ‘누군가’ 서 있는 모습이 아른거리다 사라졌다. 곧이어 전기가 돌아와 평소처럼 밝아졌지만, 그 사이에 느꼈던 묘한 공기와 시선은 쉽게 떨칠 수 없었다. 동료들이 돌아오면서 그 밤은 단순 정전이었다고 모두 믿었지만, 나는 분명 뭔가를 본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회사 복도 불빛이 이상하게 깜빡이는 날이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나는 그 밤에 봤던 존재를 떠올리곤 한다. 참 이상한 건, 그 깜빡임이 있을 때는 항상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면 멈추거나 반대로 더 강해진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모르는 그 불빛의 정체가 뭘까, 아직도 가끔 혼자 남아 있을 때마다 복도 쪽 불빛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문득 든 생각이 있다. 혹시 그 존재, 나에게 뭔가를 경고하려고 계속 깜빡임을 보내는 건 아닐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