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장소 근처에서 자꾸 마주치는 익명의 사람
중고거래로 산 노트북을 받으려고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약속 시간보다 10분쯤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가 자꾸 서성이는 게 보였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가 생각했지만, 계속 그 근처에 머무르는 것 같았다.
사실 요즘 중고거래할 때 좀 조심하라는 얘기 많이 들으니까 경계심에 더 쳐다보게 됐다. 그 사람도 내 쪽을 자주 힐끔거리는 느낌이었고, 표정은 딱히 불친절하진 않지만 뭔가 한눈에 봐도 석연치 않았다. 내가 노트북을 받으려고 하는 카페 출입구 바로 앞 벤치 근처에서 계속 머뭇거리다가 누군가 오면 몸을 약간 숨기는 듯한 태도였다.
내가 거래 상대를 기다리던 중에도 그 이상한 사람은 계속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고, 옷차림이나 얼굴을 얼핏 보면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었지만 계속 시선이 마주치는 게 불편했다. 게다가 그 사람이 들고 있던 가방이나 소지품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거래 상대가 도착했는데, 꼭 그 순간 그 익명의 사람이 카페 문 바로 앞에서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을 때 뭔가 설명하기 힘든 차가운 기운이 확 느껴져서 등골이 오싹했다.
거래를 마치고 카페를 나와서도 그 사람은 바로 근처 가로등 밑에 서 있었다. 이상하게도 거리나 움직임이 일정해 보이지 않고, 내 움직임을 계속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일부러 멀리 돌아서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한 블록 건너 또 그 사람과 마주쳤다. 그때부터 심장이 꽤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본 괴담처럼 '중고거래 장소 근처에서 자꾸 마주치는 누군가'라는 게 떠올랐다. 막연히 무서워서 주변 사람한테 얘기하려고 해도, 막상 설명하기 어렵고 이상한 상황이라 믿어줄지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혹시 그 사람이 뭘 노리는 건가 하는 생각에 점점 더 불안해졌다.
다음 번에 또 거래가 잡혀 있어서 그날도 일부러 시간도 바꿨고, 장소도 사람이 많은 카페로 지정했다. 그런데도 근처에서 같은 옷을 입은 그 사람이 나타난 걸 보고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분명 내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그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 더 이런 일이 반복되자, 결국 거래할 땐 이 사람에게 최대한 눈길도 주지 않고 빠르게 거래만 끝내려 애썼다. 그런데 그 익명의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은 내가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섰는데, 뒤에서 누군가 천천히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그 익명의 사람이었다.
도망칠 수도 없고, 주변엔 사람도 없고 해서 그대로 버스를 탔다. 근데 그 사람이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서도 나를 쭉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서야 알았다. 이건 단순히 우연히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가 내 움직임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는 거라는 걸.
그 뒤로 그 근처 중고거래는 아예 안 하기로 했고, 마주치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가끔 가끔 그 근처 지나갈 때마다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 익명의 사람이 아직도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