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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봉투에서 들려온 미세한 숨결

2026-05-22 04:29:16 조회 1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그날 저녁, 평소처럼 배달 음식을 시켰다. 문 앞에 도착한 봉투를 받아 들었을 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봉투 안에서 아주 미세한 숨소리가 들려온 것 같았다.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피곤해서 착각했을 거라 생각하려 했지만, 그 소리는 분명히 있었다.

처음엔 바람 소리겠거니 했다. 그런데 숨소리가 점점 또렷해지면서, 살짝 떨리는 느낌까지 들었다. 봉투를 살짝 흔들자 안에서 ‘휘익’하는 바람 소리와는 다른, 부드럽고 느린 호흡 소리가 났다. 누군가 거기에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아주 이상한 느낌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봉투 입구를 열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음식만 가득했다. 그런데 또렷하게 느껴지는 그 호흡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봉투 안 구석, 음식 사이 어딘가에서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순간적으로 손을 떼고 봉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때부터는 내가 미친 건지, 실제로 뭔가 있는 건지 분간이 안 됐다. 혹시 내 앞에 누군가 숨어서 이 장난을 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리 없었다. 집 안은 조용했고, 카메라가 설치된 현관문에도 아무도 찍히지 않았다.

용기를 내서 다시 봉투를 뒤져보았지만, 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음식 용기 사이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었다. 그래도 그 소리는 이어졌다. 너무 무서워서 봉투를 밖에 내다버리려고 했는데, 문을 여는 순간 그 숨소리가 딱 멈췄다.

호기심과 공포가 뒤섞인 상태로 스마트폰을 켜서 검색해 봤다. ‘배달 음식 봉투 숨소리’, ‘배달 음식 속에서 소리’ 같은 키워드로 찾아보니 비슷한 경험담을 쓴 게시글들이 몇 개 보였다. 대부분은 ‘장난’이거나 ‘환청’으로 끝나지만, 몇몇은 진짜 무서운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그중 한 글에서는, 배달 음식 봉투 속에 원래 사람이 숨었고, 그 사람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숨소리만 남겼다는 무서운 설정이 있었다. 물론 그게 진짜일 리 없지만, 그 순간 나는 그 글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 내 앞에서 벌어졌으니까.

결국 나는 다음 날 그 배달 음식을 버리고, 같은 가게를 멀리하게 됐다. 그런데도 가끔 밤늦게 혼자 있을 때면, 어디선가 아주 작고 미세한 숨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든다. 그것도 꼭 비슷한 비닐 소리와 함께.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숨소리는 내가 만든 환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 그 봉투를 열었을 때 느꼈던 쉬는 듯한 존재감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혹시나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이 더 무섭다. 그 배달 음식 봉투 안에서, 누군가가 진짜 숨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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