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물함 안에서 발견한 수상한 녹음기
회사 사물함을 정리하다가 이상한 녹음기를 발견했다. 평소 사물함은 깨끗하게 쓰는 편이라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이번에 이사 준비하면서 짐을 빼다가 뭔가 무거운 걸 꺼냈다. 자세히 보니 낡은 녹음기였고, 아무리 봐도 내 사물함 안에 둔 적은 없었다.
처음엔 그냥 고장 난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는데, 호기심에 전원을 켜봤다. 화면도 없고 버튼도 몇 개 없는 단순한 기계였는데,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낮고 떨리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내용은 사내 비밀 회의에 대한 듯했다. 누군가를 감시하거나 회의 내용을 몰래 기록한 것 같았다. 단어가 끊기고 중간중간 잡음도 있었지만, 분명 회사 내부자만 알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외부에 절대 노출되면 안 된다” 같은 대화가 나왔다.
녹음기는 꽤 오래된 기종이라 날짜 확인은 안 됐지만, 목소리들로 미뤄본다면 최근 며칠 전 쯤인 듯했다. 문제는 이 녹음기가 내 사물함 안에서 나왔다는 거다. 사물함 잠금장치는 내가 늘 쓰는 번호로 되어 있어서 누가 몰래 넣었을 리도 없었다.
당황스러워서 바로 주변 동료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이런 걸 본 적 없다고 했다. 오히려 내 사물함에 누군가 몰래 물건을 넣을 동기가 있겠냐는 반응뿐. 혹시 누가 장난친 건가 싶어 녹음기를 다시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데, 버튼 근처에 빛바랜 메모 한 장이 끼어 있었다.
메모에는 “진실을 알게 되면, 더는 평범할 수 없을 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소름이 돋았다. 누가 이렇게까지 나를 향해 경고를 할 필요가 있었던 걸까? 나는 이걸 누가 왜 내 사물함에 넣었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녹음기를 다시 한 번 틀어봤다. 이번엔 녹음 마지막 부분에 아주 희미하게 여자 목소리가 배경에서 들렸는데, “조심해, 누군가 우릴 보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갑자기 등골이 싸해졌다.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을 때, 내 사물함 주변을 몰래 지켜봤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멀리서 누가 내 사물함 쪽으로 슬쩍 다가오는 걸 발견했다. 나는 얼른 다가가 말을 걸었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사라졌다. 마치 은밀한 경고라도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뒤로 사물함을 다시 열 때마다 누군가 내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듯한 압박감이 계속 남았다. 회사 내부에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녹음기 녹음 내용도 계속 돌려봤지만, 들을수록 더 많은 의문만 생겼다.
그런데 어느 날, 출근해 보니 내 사물함이 열려 있었고 녹음기는 사라졌다. 내가 직접 챙기고 확인했는데도 흔적 없이 사라진 거다. 그날부터 나는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며칠 전 녹음기 속 그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