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군대 식당 구석에서 들린 누군가의 속삭임

2026-03-27 20:29:15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군대 식당 구석에서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렸다. 처음엔 그냥 바람 소리겠거니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분명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도와줘..." 아주 작고 희미한 목소리였다. 주변은 분주했지만 누구도 그 소리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문득 식당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내 친구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 친구는 오늘 점심도 혼자 먹겠다며 일부러 구석 자리를 고집했었다.

그날따라 식당엔 평소보다 사람이 별로 없던 터라 구석 자리가 눈에 띄었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그 자리로 다가가 조심스레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졌고, 분명히 내 이름을 부르는 듯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내가 혼자만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누구세요?"라고 속삭였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고, 이내 "여기 있어..."라는 말로 바뀌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내 친구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구석을 살펴봤다. 그런데 구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뒤에서 "왜 그래?" 하고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쳤다. 돌아보니 내 친구였다. 웃으면서 "맛있게 먹고 있냐?"고 물었다. 나는 방금 들었던 속삭임 얘기를 했지만 친구는 "너 혼자 상상하는 것 같다"고 웃기만 했다. 그래도 마음 한 켠이 편하지 않았다. 혹시 나만 들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나는 그 목소리를 잊지 못해 휴대폰 녹음기를 켜고 식당 구석에 다시 갔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아무 소리가 없었고, 녹음기를 확인하니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녹음기 폴더 안에 누군가 "도와줘"라고 속삭이는 듯한 음성이 슬쩍 들어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듣자니 주변 잡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인간의 목소리였다.

다음 날, 나는 그 이야기를 선임에게 털어놓았다. 선임은 잠시 생각하더니 군대에는 오래된 이야기가 많다며 식당 구석에 오래전 자살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사건 이후로 가끔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오싹했지만, 동시에 그 목소리의 정체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한편, 내 친구는 점점 식사시간마다 구석에 앉으려 했고, 나와의 거리도 점점 멀어졌다. 어느새 친구는 부대 내에서 "구석 사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나는 그 별명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친구도 뭔가에 홀린 듯 구석 자리를 고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친구가 갑자기 부대에서 사라졌다. 아무도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나는 그날 다시 식당 구석에 가서 조용히 속삭여 봤다. "도와줘, 네가 누군지." 그런데 이번에는 내 머리 바로 옆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속삭임이 들렸다. "이미 여기 있어..." 나는 그 말을 듣고, 문득 그 친구가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도 나는 가끔 그 식당 구석을 지나칠 때면 무심코 귓가에 신경을 쓴다. 그 속삭임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누군가의 간절한 부탁일까, 아니면 잊혀진 기억의 메아리일까. 아직도 그 구석에서는 가끔,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한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군대 식당 구석에서 들은 그 속삭임은, 어쩌면 누구도 돌아오지 못한 그 무언가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