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중간에 멈추면서 들려온 낯선 음악 소리
얼마 전 밤 11시쯤, 집에 들어가기 위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중간 층에서 멈췄다. 버튼도 눌러지지 않고 화면도 깜빡이면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처음에는 고장인가 싶었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엘리베이터 안은 어두컴컴했고, 휴대폰 불빛을 키니까 갑자기 저멀리서 낯선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귀에 익은 멜로디도 아니고,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의 음색이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그 소리는 듣는 순간부터 몸이 움찔했다.
처음엔 내가 헤드셋을 이어폰에 끼워둔 줄 알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나고 그냥 조용한 엘리베이터 공간에서 갑자기 멀리서 들려오는 그 음이었다. 점점 소리가 커졌는데도 엘리베이터 안에는 스피커 같은 게 전혀 없었다.
그 음악은 점점 흐느끼는 듯한 소리와 묘한 메아리를 섞으며 이상한 리듬을 만들었다. 내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숨도 가빠졌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물론 핸드폰 네트워크도 거의 끊긴 상태라 신고할 수도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때부터 내 머릿속엔 이상한 영상이 자꾸 맴돌았다. 오래된 건물 복도, 불 꺼진 방, 그리고 누군가 나를 조용히 지켜보는 느낌. 음악 소리와 함께 자꾸 떠오르는 그 이미지가 점점 더 실감 나게 다가왔다.
가까스로 엘리베이터 내부의 비상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음악은 점점 더 강렬해지면서 엘리베이터 벽면을 타고 진동처럼 느껴졌다. 순간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려고 했는데, 꿈속처럼 음악 속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음악이 끊기고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착층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열렸고, 나는 재빨리 뛰쳐나왔다. 내려서 현관문을 잠그고 돌아서는데, 아직도 귀에 그 기묘한 음색이 맴도는 것 같았다.
그다음 날 관리사무소에 문의했지만, 그 시간대에 엘리베이터 고장 신고도 없었고, 다른 주민들도 그런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있었던 일인데 나만 이상한 걸 경험한 것 같았다.
그 후로 그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면 왠지 모르게 긴장되고, 혹시 또 그 음악 소리가 들릴까 봐 핸드폰으로 계속 동영상을 틀거나 크게 음악을 틀어야만 한다. 아직도 그날의 멜로디는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끔 밤에 혼자 그 엘리베이터 앞을 지나갈 때면, 문이 살짝 열렸다 닫히는 소리와 함께 어딘가에서 그 음악이 희미하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 아무도 없는 그 공간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