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빈자리에서 갑자기 울리는 휴대폰
그날 밤, 나는 지하주차장 한구석 빈자리에 차를 대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서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저 피곤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문을 잠그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갑자기 내 휴대폰이 울렸다. 벨소리는 분명 내 번호가 아니었고, 화면에는 '알 수 없음'이 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상대방의 목소리는 너무 작고, 희미했다. “지금 나 어디 있는지 알아?”라는 한마디 말이 들리더니 곧바로 전화가 끊겼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어떻게 내 번호를 알지? 내가 차에서 내린 곳은 지하주차장 깊숙한 곳이었다.
그때부터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번호는 계속 바뀌었고, 받을 때마다 똑같이 희미한 목소리가 한마디씩만 남겼다. "뒤에 있어", "돌아서", "여기서 나가" 같은 짧고 섬뜩한 문장들이었다. 나는 초조해져서 차 문을 다시 잠그고 핸들을 꽉 쥐었다.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눈에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그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보면 바닥에 검게 번진 무언가가 보였다. 얼핏 보면 기름 얼룩 같기도 했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숨이 막히는 느낌에 난 급히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런데 진짜 기괴한 건 그 후부터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 지하주차장 근처에 있는 동안 휴대폰이 갑자기 혼자 켜져서 이상한 번호로 전화하거나, 알 수 없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는 일이 잦아졌다. 심지어는 전화벨도, 문자 알림음도 아닌 이상한 소리가 섞여 들렸다. 마치 누군가 내게 말을 걸려는 듯한 낮고 흐릿한 속삭임 같은 소리였다.
친구들에게 말해보니, 그 지하주차장이 오래전부터 이상한 일들이 많았던 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몇 년 전 어느 밤, 누군가 이곳에서 실종되었다는 루머도 있고, 가끔 들어오는 사람들 중에 이유 없이 공포를 느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내 경험이 그냥 우연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 해도, 뭔가에 홀린 것처럼 나는 그 빈자리 주변만 계속 맴돌았다. 휴대폰도 울리고, 어디선가 희미한 발자국 소리도 들리고, 심장은 바닥에 닿을 듯 뛰었다. 이게 단순한 장난이라면 너무 끔찍한 장난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날, 내 휴대폰으로 한 통의 미확인 영상이 도착했다. 영상에는 바로 그 지하주차장 빈자리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화면 한복판에서, 내 차 뒤쪽에 서 있는 검은 실루엣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소름을 느꼈다.
나는 그 자리에 다시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때때로 휴대폰이 울린다. 번호도, 소리도 매번 다르다. 나는 그럴 때마다 전화를 받지 않고 무작정 끄곤 한다. 아무도 내게 왜 그런 전화를 거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혹시, 당신이 밤에 지하주차장 빈자리에 차를 댈 일이 있다면, 휴대폰 벨 소리를 조심하라. 그 소리는 누군가의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