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찍힌 편의점에서 사라진 상품들
며칠 전, 우리 동네 편의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CCTV를 확인해 보니, 분명히 손님이 상품을 집어가는 모습이 전혀 없는데도 특정 상품들이 사라지는 장면이 찍힌 거다. 그 상품들은 주로 인기 있는 간식거리나 음료수였고, 재고를 확인해 보면 분명히 있어야 하는 것들이 하나둘씩 없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고 관리 오류라고 생각했다. 편의점 점주도 “아무래도 계산 과정에서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고, 직원들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CCTV 영상을 다시 자세히 보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상품이 사라진 순간, 영상 속에는 아무도 그 상품을 집어가는 모습이 없었다는 거였다.
그 시간대는 대체로 손님이 적은 한가한 시간대였고, 직원들도 뒤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누가 상품을 슬쩍 가져갈 만한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물건은 사라지고 있었다. 영상에서는 해당 상품 바로 옆 공간에 작은 그림자가 잠깐 스쳤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림자가 사람일 리는 없었다. CCTV 각도상 인물이 나타나면 명확히 보였어야 했는데, 사람의 형체라기보다는 뭔가 바람에 날리는 천 같은 느낌이었고, 빛에 은근히 반사되는 이상한 빛깔이 있었다. 점주는 그 부분을 몇 번이나 돌려봤지만 결론은 역시 알 수 없었다.
“혹시 가게 안에 이상한 바람이라도 부는 거냐”는 질문에 직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사실 편의점 안에 오래된 환풍구가 있는데, 거기서 계속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소름 끼치는 건 그 소리와 상품이 사라지는 순간이 맞물렸다는 점이다.
며칠간 CCTV를 집중 관찰한 끝에 한 가지 가설이 나왔다. 아마도 그 환풍구 쪽에서 어떤 보이지 않는 기운이나 힘이 전해져, 상품들이 ‘증발’하는 것 같다는 거였다. 누군가 말하기를, 오래전 그 자리에 있던 건물에서 사고가 있었고, 피해자가 원한을 품고 남아 있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편의점 주인은 고민 끝에 상품을 더 이상 재고로 채우지 않고 해당 물품들을 진열대에서 빼기로 했다. 그리고 환풍구도 잠시 막아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조금씩 상품이 사라지는 현상은 멈췄지만, 대신 그 환풍구 위치에서 이상한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고 했다.
가끔 손님 중 몇몇은 CCTV 화면에 무언가 희미하게 나타나는 걸 목격했다고도 한다. 마치 투명한 누군가가 편의점 안을 서성이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편의점은 현재 폐쇄 위기까지 몰렸지만, 그 미스터리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소름 끼쳤던 건 CCTV 속에서 상품들이 사라지는 순간, 카메라 렌즈에 작게 찍힌 그 희미한 그림자가 마치 편의점 안을 계속 지키려는 어떤 존재처럼 느껴졌다는 거다. 분명히 사라진 건 상품들인데, 그 ‘무언가’는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는 듯한 느낌.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서 갑자기 상품들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 그리고 그 순간마다 잠깐씩 스치고 지나가는 눈에 띄지 않는 무언가의 모습.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