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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가 멈추고 갑자기 꺼진 라이트

2026-05-25 16:29:20 조회 2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 오토바이가 멈추더니 갑자기 라이트가 꺼졌다. 그날 밤 집 근처 골목을 지나다가 내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멀리서 붉은 불빛이 깜박이길래 배달 오토바이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멈춰선 뒤 라이트까지 전혀 빛을 내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주변은 환한 가로등도 없고, 그 오토바이만 완전히 암흑 속에 빠져 버린 느낌이었다.

처음엔 배터리가 방전된 줄 알았다. 하지만 배달원은 조용히 오토바이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더니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확인했다. 나는 궁금해서 조금씩 다가갔다. 그러다 오토바이 라이트가 꺼진 채로 그가 손전등도 없이 어둠 속을 쳐다보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골목은 평소에도 오토바이가 드나드는 길이라 주변은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은 왜 그렇게 어둡고 쓸쓸해 보였을까. 거의 한참 동안이나 배달원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그가 대답하길, “아… 라이트가 이상하게 꺼져서요. 다시 켜려고 해도 안 켜져요.” 그런데 그때부터 내 심장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라이트만 꺼진 게 아니라, 주변 공기마저 서늘해진 느낌이었다.

기본적인 전기 문제라면 금방 복구됐을 텐데, 이상한 점은 그 오토바이 바로 옆에 있던 한쪽 벤치에 낡은 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배달원은 편지를 집어 들더니, 한참을 말 없이 바라봤다. 편지 봉투는 조금 낡아서 누군가 오래전에 두고 간 것 같았다.

“이거… 누가 두고 간 편진가 봐요?” 내 질문에 배달원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는 조용히 편지를 열어 무슨 내용을 읽는 듯했다. 그 순간 라이트가 다시 깜빡거리더니, 갑자기 완전히 켜졌다. 별안간 밝아진 오토바이 라이트에 주변 풍경이 한순간 선명해졌다.

하지만 등 뒤에서 이상한 느낌이 몰려왔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그 편지 내용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배달원이 읽던 글귀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마라’ 같은 다소 모호한 문장이었는데, 뭔가 불길한 느낌이 강했다.

그때부터였다. 오토바이 라이트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면서, 배달원은 급히 올라타서 출발하려 했지만, 오토바이는 계속 떨리듯 멈칫거렸다. 주변이 다시 어두워지면서 라이트도 돌연 완전히 꺼져버렸다. 그 모습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나는 뒷걸음질 치며 집으로 향했는데, 골목을 벗어나도 그 불빛이 계속 내 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혹시 그 편지는, 이 근처에서 오래전 누군가 사라지거나 사고가 난 이와 관련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뭔가’가 그 밤 골목을 감싸고 있다는 기분.

며칠 후, 다시 그 골목을 지나가면서 그 벤치가 사라진 걸 봤다. 편지와 벤치 모두 사라졌다는 게 더 오싹했다. 배달 오토바이가 멈추고 갑자기 꺼진 라이트는 단순한 기계 고장이 아니라, 그 골목에 남아있는 어떤 미지의 존재가 개입한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 오토바이는 어떤 누군가의 마지막 자취를 보여주려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도 그 밤, 어두운 골목에서 불현듯 꺼진 오토바이 라이트는 내게 그 무엇보다 선명한 경고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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