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막사 밖에서 발견한 알 수 없는 발자국
군대 막사 밖에서 알 수 없는 발자국을 처음 발견한 건, 어느 초겨울 밤이었다. 그날은 근무가 늦게 끝나서 선임이랑 같이 막사 주변을 정리하던 중이었는데, 불빛에 비친 땅바닥에 낯선 자국들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어.
처음엔 동물 발자국인 줄 알았다. 여긴 산비탈 가까이라 가끔 멧돼지나 고라니가 내려오곤 했거든. 근데 가만히 보니까 이건 뭔가 좀 이상했어. 보통 동물 발자국은 앞발과 뒷발 구분이 명확하거나 발톱 자국이 남기 마련인데, 이건 팔다리가 4개라기엔 너무 길쭉하고, 발자국 간격도 사람 걸음보다 훨씬 길었다.
게다가 발자국들이 군인들이 다니는 길과는 다르게 막사의 입구에서부터 산 쪽으로 곧장 향해 있었어. 평소에 아무도 다니지 않는 곳인데도, 깊게 파인 흔적이 깨끗하게 남아 있었지. 눈도 안 왔던 날인데 어떻게 이런 게 찍힐 수 있지 싶었다.
우리가 발자국을 따라가 보려 했지만,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 근처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서 급히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에 복귀해서 확인했을 땐 발자국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고, 대신 땅이 진흙처럼 젖어 있어서... 그날 밤 비가 온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했어.
그 후로도 며칠 동안 똑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발자국들이 계속해서 나타났어. 근데 항상 같은 방향, 산 쪽에서 막사 쪽으로 들어오는 모양새였는데, 막사 쪽에선 끝이 나고 다시 되돌아가는 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막사 쪽으로 오기만 하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지.
선임들과 회의도 해보고 인터넷도 찾아봤는데,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어떤 녀석들은 ‘산에서 내려온 괴생명체가 아닐까’ 하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엔 그게 농담 같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발자국 근처에서 가끔씩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거든.
숨 막히는 듯한, 금속과 썩은 냄새가 섞인 거라서 누구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근처 산에서 난 초목 냄새와는 전혀 다른, 뭔가 인위적이면서도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냄새였다.
어느 날 새벽, 내가 근무 서면서 혼자 막사 밖을 다시 확인했는데, 이번엔 발자국 근처에서 희미한 형체가 서 있는 걸 봤다.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 같지 않기도 한 모습이었지. 순간적으로 숨이 멎을 것 같았는데, 그 형체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를 그냥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그 후로 우리는 그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고, 발자국이 있던 구역에는 출입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상한 건, 그 알 수 없는 발자국들이 그날 이후로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다. 그냥 사라져 버린 셈이다.
가끔씩 야간 근무를 서면서 그때 그 형체, 그 발자국 생각이 나면 등골이 싸하다. 도대체 그게 뭐였던 걸까? 아직도 그 막사 주변에선 어둠이 내려앉을 때면,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