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복도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사람 목소리
그날 밤, 병원 복도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사람 목소리에 내 심장이 멈출 뻔했다. 야간 근무 중이던 나는 병원 3층 복도 끝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분명 아무도 없었다. 조용한 병원은 그 순간부터 이상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처음에는 환자 보호자나 직원의 농담인가 했지만,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졌다. “도와줘...” 짧고도 절박한 그 소리는 분명 사람이 내는 소리였다. 나는 숨을 죽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때도 아무도 없었다.
복도 끝에는 빈 병실만 덩그러니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불친절한 형광등 빛 아래서 그 안을 들여다보니, 침대 위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분명히 침대 근처에서 계속 들렸다. 나는 손전등을 꺼내 문 안쪽 깊숙이 비췄다.
그 순간, 목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내 심장 소리만 크게 들리는 듯했다. 긴장한 나는 곧장 병원 경비팀에 연락했지만, 그쪽에서는 복도에 아무도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CCTV를 확인해도 그 시간에는 그 복도를 지나간 사람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도 그 복도에서는 밤이면 종종 희미한 속삭임이 들렸다. 그 소리는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낮은 음성부터, 때로는 아이가 울먹이는 소리까지 다양했다.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이유였다.
가장 이상한 점은 그 복도에 있었던 오래된 병실들이 모두 몇 년 전부터 사용이 중단된 곳이라는 사실이었다. 병원 측은 그곳을 폐쇄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접근도 자제시키고 있었다. 누구도 그 안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나는 어느 날 용기를 내서 그 병실 문을 완전히 열어보았다. 바닥에는 오래된 의료 기록들이 흩어져 있었고, 벽에는 낡은 환자 명찰 몇 개가 걸려 있었다. 그 중 한 명찰에 적힌 이름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내 뒤에서 다시 그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어...” 숨이 턱 막혔다.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복도 끝은 갑자기 싸한 냉기로 가득 찼다. 마치 누군가 내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야간 근무를 꺼리게 되었고, 그 목소리는 여전히 병원의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말한다. 병원 복도에서 들리는 그 희미한 목소리는, 이 세상에 아직 떠나지 못한 누군가의 간절한 도움 요청일 거라고. 하지만 정작 그 메시지를 들은 자는 아무도 그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지금도 그 복도를 지날 때면, 난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언젠가 그 목소리가 내게 무언가를 전해줄 날을 기다린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 소리는 그냥 바람 소리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