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창문에 매일 붙어있는 이상한 쪽지의 정체
원룸 창문에 매일 붙어있는 이상한 쪽지를 처음 발견한 건 한 달 전쯤이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는데, 창문 프레임에 종잇조각이 하나 살포시 붙어 있었다. 호기심에 떼어서 펼쳐보니, ‘오늘도 잘 지내고 있죠?’라는 짧은 문장 하나뿐이었다.
처음엔 누군가의 장난이나 동네 아이들의 장난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꼭 똑같은 위치에 비슷한 쪽지가 붙어 있었다. 이번에는 “어제 그 일은 괜찮았나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고, 점점 문장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당황스러워 진짜 누가 내 상황을 아는 건지, 그리고 왜 이런 쪽지를 붙이는 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누군가 나를 몰래 지켜보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어서, 창문에 CCTV라도 설치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쪽지 내용이 점점 더 구체적이 되었다. “오늘 아침에 혼자서 울었죠? 괜찮아요, 나도 이해해요.” 이렇게 감정과 상황을 너무 정확하게 맞췄다. 그때부터는 무섭기도 하고, 이상한 누군가가 내 일기장을 본 것 같아 소름 돋았다.
한참 고민하다가, 혹시 복도 쪽에서 누군가 창문을 들여다보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커튼도 단단히 닫고 창문도 최대한 닫아버렸다. 하지만 쪽지는 계속 붙어 있었고, 이번엔 내 이름까지 적혀 있었다. 이름은 맞지만, 내가 여태껏 주변에 얘기한 적 없는 별명이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딱히 범인을 찾아줄 만한 단서가 없었다. 관리실에도 문의했는데 CCTV에는 아무도 창문 근처에 접근하는 모습이 찍히지 않았다니 더 혼란스러웠다. 혹시 내가 혼자 스트레스 받아서 생긴 착각인 걸까.
그러던 중 우연히 옥상에 올라가보니, 바로 내 원룸 건물 맞은편 옥상에 낡은 텐트 같은 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상해서 며칠을 몰래 지켜봤는데, 그곳에 가끔 누군가 사람이 나타나 내 쪽지를 붙이는 듯한 흔적이 보였다. 텐트 안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그쪽으로 연락을 시도하려 했지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그 텐트엔 아무도 없던 날을 틈타 몰래 쪽지에 “무슨 이유로 이러는 건가요, 그만해 주세요”라고 적어놓았다. 그런데 다음날 돌아온 쪽지에는 “네가 원하면 멈출게요, 하지만 나는 네가 필요해요”라는 답이 적혀 있었다.
그 문장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내가 필요하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내가 모르는 어떤 관계나 비밀이 있다는 걸까. 혼자 살면서 이렇게까지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
지금도 원룸 창문에는 쪽지가 붙는다. 내용은 점점 짧아지고 가끔은 그냥 빈 쪽지만 달랑 붙어 있기도 하다. 나는 가끔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창문을 조심스레 쳐다본다. 아직도 그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누군가 나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