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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야간 근무 중 손님이 남긴 미처지 못한 말

2026-05-27 08:29:14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 야간 근무 중 손님이 남긴 미처지 못한 말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그날 밤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이상했다. 새벽 2시, 손님 한 명이 조용히 들어왔다. 늘 그렇듯 묵묵히 계산을 하려는 듯했는데, 뭔가 평소와는 달랐다.

그 손님은 담배 한 갑과 컵라면 하나를 들고 계산대 앞으로 왔다. 그런데 계산하는 순간, 갑자기 입을 열더니 "그냥 두고 가도 돼"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나는 순간 무슨 뜻인지 몰라서 되묻지 않았는데, 그가 별다른 설명 없이 먼저 편의점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평소 같으면 기억도 안 날 그런 일이었겠지만, 그날은 뭔가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카운터 너머로 손님의 뒷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는데,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일하는 동안 머리 한켠에서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손님이 떠난 뒤, 나는 습관처럼 컵라면과 담배를 카운터에 올려두고 계산기를 끄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컵라면을 태그로 다시 찍으려는데 기계가 반응하지 않았다. 다시 해보니 말끔히 계산이 된 것처럼 보였지만, 영수증이 출력되지 않았다.

그리고는 아주 조용한 틈에, CCTV 화면을 돌려봤다. 그 손님은 계산대를 떠난 직후, 잠시 멈춰서서 뒤돌아보더니 입술을 무언가 말하려다 말고 빠르게 돌아섰다. 그 모습에 심장이 살짝 뛰었지만, CCTV가 꺼지기 전까지는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날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손님의 말이 계속 신경 쓰였다. ‘그냥 두고 가도 돼’라는 말 속에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싶었고, 혹시 내가 뭔가를 챙겨야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순히 물건만 산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없이 넘어갈 수 없었다.

다음 날 다시 편의점에 갔을 때, 그 손님이 남긴 컵라면과 담배가 그대로 카운터 위에 놓여 있었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것 같았다. 손님의 말대로 그냥 두고 간 걸까? 하지만 누군가에겐 분명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았다.

그 후로도 가끔 일할 때면 그 손님이 생각났다. 뭔가 말을 못 다 한 채 떠난 사람, 혹은 애초에 말할 필요가 없었던 사람. 손님이 남긴 그 말은 나에게 수수께끼처럼 남아 있었다.

가끔씩 그 밤 장면을 떠올리며, 나는 혼잣말을 한다. “혹시 그때, 내가 뭔가를 놓친 건 아닐까…” 그리고 편의점 안이 잠시 조용해지면, 아무도 없는 카운터에서 그 손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아직도 그 ‘미처지 못한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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