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숨소리
그날 밤 나는 너무 피곤해서 택시를 탔는데, 뒷좌석에서 누군가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착각하는 줄 알았다. 기사님이 조용한 골목길을 지나는데 갑자기 뒷좌석 쪽에서 숨을 고르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누군가 타지 않았다는 걸 분명히 알았는데, 그 소리는 분명히 있었다.
택시 안은 어둡고 창밖도 침침했다. 나는 순간 몸을 뒤로 돌려 뒷좌석을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숨소리는 계속됐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뭔가 가까이서 내 숨소리와는 다른, 조금은 거칠고 무거운 숨소리였다.
나는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혹시 차에 누군가 몰래 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또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기사님한테 얘기할까 말까 하다가 그냥 조용히 있었는데, 기사님은 묵묵히 운전만 하고 계셨다.
택시는 어느새 외진 골목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불빛도 희미하고, 가로등도 거의 없는 그런 곳. 그때 갑자기 숨소리가 확실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것처럼, 숨소리가 코끝까지 닿을 듯 났다.
나는 손으로 뒤통수를 만져봤다. 물론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분명 내 귀 바로 옆에서 들렸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었는데, 그 순간 숨소리가 딱 멈췄다가, 다시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 판단을 내려야 했다. 기사님께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까,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게 좋을까. 하지만 이 숨소리는 너무 현실적이라 무시가 안 됐다.
결국 나는 목소리를 내 조심스레 “앞에 타신 분 계신가요?”라고 물었다. 택시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기사님도 고개를 살짝 돌려 내 쪽을 봤지만, “아무도 안 탔어요”라고 답했다. 그 소리도 또렷하게 들렸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또 그 숨소리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한 번에 두 번, 세 번씩 짧게 들끓는 듯한 소리가 섞였다. 분명히 사람이 숨 쉬는 소리인데, 숨소리만큼이나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얼른 창문을 내리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 불안한 마음에 기사님에게 “계속 숨소리가 나는데 괜찮나요?”라고 다시 물었다. 기사님은 “택시 안에 가끔 그런 일이 있다. 옛날에 사고 난 곳 지나면 그런다고, 나도 처음엔 무서웠다”고 말했다.
내가 내린 뒤에도 머릿속에 숨소리가 계속 맴돌았다. 혹시 그날 따라 내가 탔던 그 택시는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숨소리는 분명히 사람의 것이었는데, 뒷좌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끔씩 밤길에 택시 탈 때면 그때 그 숨소리가 떠오른다. 아직도 차 안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