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나서 깜빡이는 불빛의 의미
그날 나는 회사에서 막 퇴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12층에 도착하기 직전에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딱 멈춰버렸다. 아무 이유도 없이 멈춰버린 그 순간, 천장이 미세하게 깜빡이는 붉은 불빛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가 눌렀던 층 버튼도 반응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안의 스피커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휴대폰을 꺼내 신호 상태를 확인했지만, 기묘하게도 통화나 인터넷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점점 답답한 기분에 손을 뻗어 경보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 반응도 없었다.
그때부터 불빛은 계속해서 깜빡이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갑자기 깜빡임 중간에 잠깐씩 불빛의 색이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게 단순한 고장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의미가 담긴 신호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답답함이 심해지는데, 문득 불빛의 깜빡임 숫자가 4, 5, 7, 2... 어떤 규칙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불빛이 바뀔 때마다 냉기가 쭉 몰려와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외부와 단절된 그 공간 안에서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 시간이 무한히 흘러간다면 어떡할까, 하는 막막함에 사로잡혔다. 그때, 멀리서 희미한 웅성거림과 함께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희망이 보이는 듯했지만, 깜빡이는 불빛은 계속되었다. 소리는 가까워졌다가도 다시 희미해지고, 내가 있는 층으로 오지 않는 듯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간절히 ‘살려줘’라고 속삭였던 것 같다.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바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나서 깜빡이는 불빛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 모두 위험할 수 있다는 거였다. 주변에서 들었던 기이한 이야기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가 멈췄을 때 깜빡이는 불빛이 사람의 감정을 감지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과거 그곳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누군가의 영혼이 남긴 흔적일 거라고도 했다. 나는 그날부터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그 불빛을 주의 깊게 보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종종 같은 상황을 겪게 되었는데, 불빛이 깜빡이는 횟수나 색깔이 일정 패턴을 이루는 경우에는 꼭 무언가 일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그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 손에 쥐어진 휴대폰 화면에 “문을 열지 마세요”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메시지를 본 순간, 나는 다시 한번 그 불빛의 의미가 단순한 고장이 아니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매일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불빛이 깜빡이는 횟수를 세게 된다. 혹시 모르는가. 그 깜빡임 속에 누군가의 경고나 다가올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