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의 행동
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의 행동 때문에 아직도 멍할 때가 있다. 그날 나는 애초에 약속한 시간에 맞춰 카페 근처 공원 벤치에서 상품을 건네받기로 했다. 상대방은 “지금 바로 앞에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내왔고, 내가 잠시 고개를 들어보니 낯선 남자가 벤치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평범한 중고거래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남자의 태도가 뭔가 이상했다. 너무 말수가 없었고, 표정도 굳어 있었다. 물건을 건네받고 바로 돌아가려는데 그는 “잠깐만”이라며 내 이름을 물었다. 나는 당황해서 이름을 알려줬다. 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너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아”라면서 주변을 천천히 빙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중고거래만 하려고 만난 건데 왜 내 주변을 그렇게 신경 쓰는 걸까 싶어서다. “아무래도 실례가 되는 것 같아, 물건만 받고 갈게요”라고 말하자 그 남자는 갑자기 내 팔을 살짝 잡았다. 그 힘이 생각보다 세서 깜짝 놀랐다. 나는 “놓아주세요”라고 했는데, 그는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진짜로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래”라고 되풀이했다.
나는 이 상황이 점점 불안해서 휴대폰을 꺼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는 갑자기 얼굴이 굳더니 “그냥 장난한 거야”라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목소리는 너무 낮고 차가웠다. 뭔가 감추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갑자기 그가 내 가방을 슬쩍 뒤적이려고 하는 게 보였다. 난 즉시 손으로 가방을 막아섰다. 당황해서 “왜 그러세요?”라고 묻자,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담담한 목소리로 “네가 나를 기억 못하더라도 난 널 알고 있어”라고 속삭였다. 그 말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거래를 마치고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그 남자가 갑자기 “내가 너한테 마지막으로 보여줄 게 있어”라며 손에 쥐고 있던 작은 종이 조각을 내밀었다. 그 위에는 내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모르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날짜는 내가 모르는 과거의 어느 날, 아마 몇 년 전쯤으로 보였다.
나는 속으로 ‘이건 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종이를 받아들고 급히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그 남자는 더 이상 뒤쫓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도 몇 번이나 그 날짜와 내 이름이 떠올랐고, 누군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이상한 점은, 그 남자가 말한 ‘기억한다’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까지도 알 수 없다는 거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그토록 내 정보에 집착했는지, 왜 그 날짜를 알고 있었는지. 혹시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그가 연결되어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끔은 그날 받은 종이 조각을 다시 꺼내보는데, 이상하게도 날짜 옆에 적힌 글씨가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도 점점 흐려지는 것처럼.
그 낯선 사람의 행동은 중고거래라는 평범한 일상 속에 갑자기 끼어든 불길한 그림자 같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는 직거래를 할 때마다 누군가 나를 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직도 그 남자가 왜, 어떻게 나를 기억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