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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석 뒤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차가운 숨결

2026-05-29 08:29:26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택시를 탔을 때였다. 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라 사람도 차도 드물었고, 뒷좌석에 앉은 나는 어디선가 갑자기 느껴진 누군가의 차가운 숨결에 몸이 얼어붙을 뻔했다. 운전석 바로 뒤, 등 뒤에서 바람결처럼 스며드는 그 한기를 무시하려 했지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피곤해서 착각하는 줄 알았다. 며칠째 야근에 지쳐서 그런가 싶어 고개를 돌려 뒤를 살짝 확인했다. 아무것도, 아무도 없었다. 택시 기사님도 평소와 다름없이 도로만 보고 계셨고, 창밖으로 스치는 가로등 불빛이 깜빡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차가운 숨결은 분명히 존재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것뿐 아니라, 뒤통수와 목덜미를 타고 올라오는 이상한 서늘함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꽉 쥐었는데, 그 순간 기사님이 조용히 말했다. “멀리서 움직임이 잦네요. 오늘은 좀 이상한 날인가 봐요.”

나는 얼떨결에 그 말을 허투루 넘겼지만, 그 이후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계속 내 뒤에 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숨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고, 택시 안이 갑자기 아주 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문득 저 멀리서 다른 차도 없는데 차등 소리가 들렸다가 사라지는 게 더 소름끼쳤다.

내가 택시를 탄 길은 꽤 알려진 작은 골목길이었다. 밤에는 거의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인데, 그때만큼은 왠지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휴대폰을 꺼내보려 했지만 불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데이터도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그 느낌 때문에 더 조심스러워졌다.

기사님은 가끔 어디를 보더니 “여기 자주 다니시냐”며 말을 걸었지만,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 안에선 계속 ‘뭐지… 정말 사람이 아닌 뭔가가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뒷좌석 등불을 켰다 껐다 해보기도 했지만 숨결은 사라지지 않았다.

택시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숨결의 온도는 더욱 선명해졌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내 이름을 희미한 목소리로 부르는 것 같았다. 아니, 분명 이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낮고 떨리는 음성이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기사님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어 말을 못했다.

택시가 멈추자마자 본능적으로 차문을 열고 뛰어나왔다.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애썼지만 짧게 고개를 돌렸을 때, 뒷좌석 창문 너머로 아득히 희미한 형체 하나가 사라지는 게 얼핏 보였다. 그 순간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그 택시는 멀어져 갔다.

다음 날, 혹시나 해서 그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기사님은 기억도 못 하거나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그 순간 누군가가 분명히 내 뒤에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 숨결은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에서 온 듯한 차가움이었다는 걸.

그 뒤로 택시를 탈 때면 항상 뒷자리부터 확인하게 됐다. 누군가와 함께 타는 기분이 들 때면 가만히 생각한다. ‘아직도 내 뒤에 그 숨결이 숨어 있을까’ 하고. 어쩌면 그날 그 차가운 숨결은 지금도 내가 모르는 길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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