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근무 중 카메라에 찍힌 얼굴 없는 손님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던 중이었다. 한밤중, 보통 이 시간에 손님은 거의 없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CCTV 모니터를 보니, 낯선 손님이 들어오는 모습이 찍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 사람의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마치 얼굴 부분만 흐릿하게 지워진 것처럼, 아무리 화면을 확대해도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카메라 문제인가 싶어서 다른 CCTV를 돌려봤다. 다른 각도에서도 동일하게 그 손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손님의 몸은 분명히 보이고, 옷차림도 정상인데 얼굴만 투명한 느낌이었다. 이걸 보고 나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 손님은 편의점 안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담배 한 갑과 음료수를 집어 계산대로 왔다. 계산할 때도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나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님은 아무 말도 없이 손에 든 상품을 내밀었다. 나는 얼떨결에 계산을 해주었는데, 손님의 손은 분명히 사람의 형태였지만 손가락 끝이 유난히 뾰족해 보였다.
결제가 끝나고 손님은 물건을 받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문이 닫히는 순간, 발걸음 소리조차 이상하게 너무 가벼운 바람 소리 같이 들렸다. CCTV 화면에서는 그 손님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모습마저 흐릿해지더니 결국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날 이후에도 그 시간대에 같은 손님이 온다는 얘기를 다른 직원들에게도 했지만 아무도 그런 손님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러 그 시간대에 근무를 서 본 직원들도 얼굴 없는 손님을 본 적 없다고 했다. CCTV를 다시 확인해도 그날 밤 찍힌 영상 외에는 그런 장면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최근에 그날 찍힌 영상을 집에서 몇 번이나 돌려봤다. 분명히 이상한 게, 그 손님이 손에 든 음료수 캔에는 정상적이지 않은 문양과 글씨가 어렴풋이 보였다. 언뜻 보면 외국어 같기도 하고, 무슨 주문문처럼 보이는 그 글자들은 계속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의심이 커지면서 편의점 점주에게 영상 원본을 보여주려 했는데, 점주는 영상을 아예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건 그냥 고장난 카메라 문제일 뿐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히려 나한테 괜히 쓸데없는 상상을 한다고 핀잔만 주었다.
그 뒤로 나는 야간근무를 갈 때마다 그 얼굴 없는 손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만약 저 사람이 정말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 나는 어떻게 될지 몰라 자꾸 겁이 났다. 편의점 안의 공기가 그날 이후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며칠 전, 다시 CCTV 영상을 돌려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 손님이 지나간 자리에는 분명히 흔적이 없는데, 촬영된 화면 한쪽 모서리에서 아주 잠깐 그 손님의 실루엣이 사람 모양이 아닌 뭔가 이상한 형체처럼 보였다. 마치 이승과 저승 사이를 드나드는 존재처럼.
아직도 그 얼굴 없는 손님이 누구였는지, 왜 그랬는지 못 알아내고 있다. 다만 그날 이후로 편의점에서 혼자 야간근무를 할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출입문 쪽을 유심히 보게 된다. 아무도 없는데 문이 열리고, 그 얼굴 없는 손님이 다시 나타날까 봐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찝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