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문 앞에 매일 놓이는 신발 한 켤레
며칠 전부터 내 원룸 문 앞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매일 밤, 내가 잠들기 전에 문 앞을 확인하면 언제나 신발 한 켤레가 놓여 있는 거다. 분명히 그 신발은 내 신발이 아니다. 어디서 누가 왜 내 문 앞에 신발을 놓고 가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처음엔 누군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대학가라서 그런가, 친구들이나 학교 선배들이 몰래 신발을 두고 가는 줄도 알았고. 하지만 신발의 종류도 모르는 브랜드에, 사이즈도 내 것과 전혀 맞지 않았다. 보통 신발이라면 누구가 직접 신고 다니는 흔적이 있을 텐데, 이 신발은 먼지가 너무 많아서 오래 방치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은 신발을 치워버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밤, 또 다시 같은 자리, 같은 신발이 놓여 있었다. 지우면 나타나는 거울 속 이미지마냥 신발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점점 불안감이 커졌고, 혹시 누군가 감시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신발 옆에 쪽지도 하나 발견했다. 처음 본 쪽지였는데, 다 읽을 수는 없었다. 글씨가 너무 흐릿하고 찢겨 있어서 내용을 알아내기 힘들었지만, 분명히 누군가 내게 메시지를 남기려는 의도 같았다. 하지만 쪽지에는 이름도, 번호도 없었다.
원룸 단지 내 CCTV를 확인하려 했지만, 내 방 앞에선 찍힌 흔적이 없었다. 신발을 두고 간 사람은 항상 카메라 사각지대를 이용한 것 같았다. 그 점이 더 미스터리를 키웠다. 누군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내 문 앞에 신발을 두는 이유가 뭘까?
나는 너무 무서워서 이웃들에게도 물어봤다. 혹시 같은 일이 있던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옆집 할머니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그녀 역시 며칠 동안 계속 낡은 신발이 문 앞에 놓여 있었다고. 하지만 할머니는 신발이 '옛날 추억의 상징' 같아서 그냥 두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신발을 자세히 살펴봤다. 신발 안쪽에 낡은 송아지 가죽 냄새와 함께, 손바닥만 한 작은 태그가 있었다. 태그에는 '잊지 말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그 글자에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밤마다 신발을 두고 가는 이유가 뭘까? 누군가 내게 뭔가를 전하고 싶어 하는 걸까? 아니면 과거 누군가의 미완성된 이야기가 이 신발과 함께 나에게 묶여 있는 걸까? 나는 문 앞에 놓인 그 신발을 치우지 못하고 오히려 더 신경 쓰게 되었다.
어느 날, 그 신발 밑에 내 이름과 닮은 누군가의 옛 주소가 쓰인 낡은 명함이 함께 발견됐다. 분명히 그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이곳을 떠난 상태였다. 그 후로 나는 매일 밤 문 앞 신발을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되었고,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묘한 느낌은 더욱 깊어졌다.
혹시 당신도 원룸 문 앞에 낯선 신발이 놓여 있던 경험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원룸 문 앞에 매일 놓이는 신발 한 켤레는 아마도, 당신이 모르는 누군가의 작은 기억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