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13층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낯선 사람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13층 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낯선 사람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나 혼자 착각한 줄 알았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옆에서 누군가 옅은 미소를 짓고 서 있는 거다.
그 사람은 아마 30대 초반쯤 돼 보였는데, 차분한 얼굴에 이상하게 눈이 자꾸 마주쳤다. 사람인지 아닌지 분간이 잘 안 됐다. 옷차림은 평범했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원래 있던 사람이 아니었음은 분명했다.
놀라서 13층 버튼을 다시 눌러봤지만 아무 반응도 없었고, 오히려 그 사람이 조금씩 내 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 안은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고, 숨소리도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 어깨가 무겁고 떨리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당황해서 다른 층 버튼을 눌렀지만, 버튼들이 모두 먹통이었다. 13층 불빛만 계속 깜빡이고 있었다. 그 낯선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차가운 시선이 내 온몸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도 안 열렸다. 숨을 죽이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 사람은 엘리베이터 한쪽 구석에 서서 묵묵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13층 버튼을 꼭 꽉 쥐며 이게 꿈이길 바랬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른 버튼들을 다시 눌러봤는데, 그제야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3층 층수 표시등이 사라지고, 낯선 사람도 어느덧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주머니에 작은 쪽지 하나가 있었다.
쪽지에는 "다음에 13층을 누르면 내가 또 나타날 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글씨는 손글씨 같았고, 분명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없던 쪽지였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그 후로 나는 13층 버튼을 누르는 걸 극도로 피했다.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지만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 아무도 13층 버튼을 안 누르려고 했다. 인터넷에도 13층과 관련된 낡은 전설이나 괴담 같은 건 없었다.
가끔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13층 번호판이 은은하게 빛나면서 내 머릿속에 그 낯선 사람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그게 진짜인지,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생긴 환상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절대 13층 버튼을 다시는 누르지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