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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가 매일 밤 사라지는 시간대의 CCTV 영상

2026-06-01 04:29:12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동료가 매일 밤 사라지는 시간대가 딱 정해져 있었어. 퇴근하고도 한참 뒤, 새벽 2시 17분부터 2시 26분 사이. 그 9분 동안만 CCTV에 뭔가가 생기는 건지, 사람은 어디로든 사라지고 화면은 멀쩡하게 돌아가. 우리 팀이 처음엔 “야근하다가 잠깐 화장실 갔다 왔겠지” 같은 소리로 넘겼는데, 동료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내가 제일 먼저 알아챘다.

그 동료는 민지였어. 야근 담당도 그렇고, 항상 같은 시간에 건물 로비를 통과하던 사람이었거든. 내가 보안팀에 물어본 적도 있는데, 출입기록은 정상으로 찍혀. 카드 키 태그가 찍히고, 엘리베이터 동선도 이어지고, 심지어 복도 사물함 앞에서 손을 뻗는 장면까지는 다 나와. 문제는 그 다음이야. 밤 2시 17분이 되면 민지가 서 있던 복도 화면이 아주 잠깐 끊기고, 다음 프레임에선 민지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바뀐다.

처음엔 CCTV가 이상한가 싶어서 다른 날짜를 봤는데, 동일한 패턴이 매일 반복됐어. 시간은 늘 똑같고, 위치도 거의 같아. 민지가 늘 앉아 있던 휴게실 모서리, 그 근처 벽이랑 연결되는 복도 CCTV에서만 사건이 시작돼. “9분 동안만”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 그 9분이 끝나면, 화면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오는데 민지는 이미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등장해.

민지가 다시 나타나는 장소도 이상해. 어떤 날은 2층 계단 앞에서 멈춰 서 있고, 어떤 날은 1층 주차장 출입문 근처에서 서 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늘 같은 표정이더라. 놀란 표정이 아니라, 잠깐 길을 잃었다가 다시 찾은 사람처럼 담담한 얼굴. 대신 눈 밑이 조금씩 부어 있고, 손가락 끝이 유난히 차가워 보인다고 내가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어. 민지는 웃으면서 “새벽 공기가 좀 세”라고만 했지, 그 이후로는 질문을 피했어.

보안팀에서 자료를 한 번 더 뜯어봤을 때, 기록 자체는 삭제되지 않았대. 다만 영상이 “정상 재생”처럼 이어지는데, 자세히 보면 음성 구간에서 미세한 잡음이 섞여 있어. 우리가 통화내역까지 확인했는데, 민지가 사라지기 직전엔 사내 메신저로 짧게 한 줄을 남겼다고 하더라. “지금은 통과 시간”이라는 문장. 그런데 그 다음 줄은 늘 공백이야. 키보드를 치다 만 것처럼, 메시지가 중간에서 끊겨.

나는 그날 이후로 민지가 없는 시간대의 영상을 반복해서 돌려봤어. CCTV가 보이는 각도 특성상, 복도 끝 쪽은 원래 잘 안 보이거든. 근데 매일 2시 17분이 되면, 화면 가장자리에서 사람 한 명만큼의 그림자가 스친다. 자세히 보면 그림자라기보다, 빛이 지나가는 모양에 가까워. 전등이 깜빡이는 것도 아닌데, 밝기가 일정하게 눌렸다가 풀려. 그 순간만큼은 마치 누군가가 렌즈 앞을 손으로 가리고 다시 치운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민지가 돌아온 뒤에야 알게 된 건, 그 9분 동안 회사 안에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거야. 사람들이 “민지만”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다른 소리들이 바뀌어. 예를 들면 공조기 소리, 엘리베이터 대기음 같은 배경 잡음이 그 시간대에만 한 박자씩 늦어져. 누가 스피커를 조용히 건드린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직접 물어봤어. “그 시간에 뭐 하는데”라고. 민지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그냥… 지나가야 해. 늦으면 자리 잡아버려”라고 했어.

그 “자리”가 뭔지, 내가 끝까지 확인하진 못했어. 왜냐면 민지가 사라진 날의 다음날, 팀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거든. 누가 먼저 말했는지 몰라도, 우리 사무실 스케줄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어. 야근 조가 바뀌고, 누군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는데도 출근 대기시간에 뜨고, 어떤 문서는 결재가 올라갔는데 결재자는 “본 적 없다”고 했지. 그 전에는 CCTV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CCTV가 원인이 아니라 무언가가 지나가는 표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소름이 되는 장면은 민지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날에 나왔어. 2시 17분, 화면이 끊겼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엔 그림자가 복도 벽에서 시작하지 않았어. 바로 휴게실 쪽에서 시작돼. 민지가 잠깐 앞을 보고 멈춰 서 있는 상태에서, 얼굴을 찡그린 것도 아닌데 눈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더라. 마치 누군가를 “봤다”기보다 “인식했다”는 느낌. 다음 프레임에서 민지는 사라졌고, 9분 후엔 화면이 정상으로 돌아왔는데도 아무도 등장하지 않았어. 그날 이후로 그 CCTV는 기록은 남아 있는데, 재생하면 검은 화면만 떠.

지금도 가끔 새벽에 보안 앱 알림이 울려. 다른 경보는 아니고, 그 시간대만 “동작 감지”가 잡히는 정도. 로그에는 정상이라 적혀 있고, 실제 영상을 열면 빈 화면이 뜨지. 그래서 우리 회사는 그 시간대에만 조용해지려고 해. 전등을 꺼두는 사람도 있고, 복도에 나가면 안 된다고 서로 눈치 주기도 해.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는데, 그 말은 하나로 모여. “그 시간엔 지나가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나는 가끔 생각해. 기다리는 게 사람을 살리는 건지, 아니면 그 자리에 붙어버리는 걸 늦추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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